1996년 내가 애경산업에서 처음으로 마리끌레르 마케팅 팀장이 되었을 때도 그랬다. 마케팅 경험도 없는, 그것도 일개 대리에게 갑자기 팀장 자리를 주며 회사의 사활을 건 큰 프로젝트가 맡겨졌다. 당시 회사는 화장품에 한해서는 회사 인프라도 낙후하였으며, 전문 인재도 부족하였다.
무엇보다도 샴푸와 클렌징만 판매했던 당시 유통 대리점에게 전문 색조 중심의 화장품을 이해시키는 일조차 힘든 벽과도 같아서, 마리끌레르는 처음부터 새로운 대리점을 조직하기로 하였으니, 이 모든 것이 회사를 하나 세우는 것처럼 모두 새로 해야 하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처음 나는 이것이 기회라는 생각보다 이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하는 생각에 숨이 막혀 왔었다. 새로운 컨셉(Concept)의 신 브랜드를 한 두 품목도 아니고, 수 십 가지 색상의 색조화장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적어도 1년은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7개월뿐이었다.
게다가 나오지도 않은 브랜드를 가지고 미리 새로운 대리점을 모집해야만 하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나는 수퍼모델대회 같은 대규모의 대학생 모델선발 대회도 기획하여, 출시 전 기대심리를 극대화하는 일도 하였다.
만약에 이미 화장품으로 성공한 아모레퍼시픽 같은 회사였다면 큰 어려움 없이 가능했을지도 몰랐겠지만, 당시 애경산업의 화장품부문은 대리점 사장이 미리 가맹하고 제품 나올 때까지 기다려 줄만한 형편이 아니었다.
나는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단 먼저 배우는 게 중요했다. 마케팅을 다시 배웠으며, 화장품 용기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내용물의 원료와 색상에 대해 배웠고,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배웠으며, 광고대행사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마케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여러 유관부서, R&D, 디자인, 포장개발, 구매, 생산, 영업, 회계 등 회사의 밸류체인(Value Chain)의 전 과정을 두루 섭렵할 수 있게 된 것은 내가 어느 한 부서가 아닌 전사적인 회사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관련부서의 주요인재들을 차출하여 TFT(Task Force Team)를 구성되었고, 새로운 영업부가 구축되면서, 우리는 동일한 꿈을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되어, 마침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결과 2월에 시작된 마리끌레르 화장품은 정확히 7개월만인 8월 말에 출시를 하여 9월 화장품 성수기에 성공적으로 출시되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용기도 없다. 그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용기는 열정을 만들어, 나를 변화시키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준다. 당시 마리끌레르팀과 여러 열정적인 TFT멤버들의 노력으로 애경산업은 화장품 사업의 큰 전환점을 얻게 되어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 비록 회사는 내게 남들과 똑 같은 월급뿐이 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 회사에서 용기와 열정을 배웠고, 나의 도전과 성공의 체험은 애경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3차원적인 그림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없는 숨겨진 이면을 한 면의 화폭에 담아내어 추상파, 입체파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한 천재적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말했다.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혹시 내가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은 당연히 나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피카소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용기를 가졌고 세상을 놀라게 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2012년 여름휴가 때 스페인 여행을 갔다가 방문한 피카소 미술관에서 나는 젊은 그가 그렸던 멋진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르네상스 풍의 세밀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은 내 눈에 보기에 난해한 추상화보다 더 잘 그린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남들과 비슷하게 사진을 보듯 정교하게 잘 그리는 그림을 이미 섭렵한 이 천재에게 그건 더 이상 자기다움이 아니었다. 그 결과 그는 용기를 내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였고,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들 중의 한 명이 되었다.
나를 스스로 나답게 만드는 용기를 통해 나는 열정적 인물로 재 탄생할 수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용기가 없다면, 이제 직접 한번 만들어 보자. 두려움도, 힘듦도 떨쳐 버릴 수 있는 용기를 열정으로 승화시켜 보자. 용기 가득 찬 열정이 미래를 향해 현재를 숨가쁘게 달리게 하자.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키는 대로 나 자신의 꿈을 향해 용기를 내어보자.
단 돈 1달러의 연봉으로 망하기 일보직전인 애플로 다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관은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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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1996, when I first became the marketing team leader for Marie Claire at Aekyung Industrial, I faced a similar situation. Despite having no prior marketing experience, I was suddenly given the role of team leader, tasked with a project that could determine the company’s fate. At the time, the company’s infrastructure for cosmetics was underdeveloped, and there was a lack of specialized talent.
Moreover, it was like hitting a wall to get the distributors, who were only selling shampoo and cleansers, to understand the concept of professional color cosmetics. So, we decided to establish a whole new distributor network for Marie Claire, which meant that this entire endeavor felt like building a new company from scratch.
At first, I didn’t think of it as an opportunity; I felt suffocated, wondering how I was supposed to handle it. Developing a new brand with dozens of different color cosmetics, not just a few items, would typically take more than a year, but I was given only seven months.
On top of that, I had to recruit new distributors for a brand that hadn’t even launched yet. To make this seemingly impossible task happen, I even planned a large-scale college model contest, similar to a supermodel competition, to build excitement before the launch.
Had this been a company like AmorePacific, which was already successful in the cosmetics market, it might not have been such a struggle. But Aekyung’s cosmetics division wasn’t in a position where distributors could just wait around for the product to be ready after signing contracts.
I led the team with the mindset that this could be my last opportunity, and above all, I knew that I needed to learn first. I relearned marketing, learned about the process of developing cosmetic containers, ingredients, and colors, built relationships with suppliers, and dealt with advertising agencies for the first time.
Most importantly, I gained experience across various related departments such as R&D, design, packaging development, procurement, production, sales, and accounting—all essential parts of the company’s value chain. This gave me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how the entire company worked, not just a single department.
A TFT (Task Force Team) was formed by selecting key talent from related departments. With the establishment of a new sales division, we united around a shared dream, discovering that it was possible to create something from nothing. As a result, the Marie Claire cosmetics line, which started in February, launched exactly seven months later in late August, just in time for the high-demand season in September.
If you think you can’t do something, you won’t have the courage to try. But the courage that comes from believing you can creates passion, transforms you, and turns crises into opportunities. Thanks to the efforts of the Marie Claire team and the passionate TFT members, Aekyung Industrial’s cosmetics division experienced a major turning point, leading to rapid growth. Although the company didn’t reward me with anything more than the same salary as everyone else, I learned courage and passion there. Even now, 20 years after leaving Aekyung, that experience of challenge and success remains the greatest driving force in my life.
Pablo Picasso, the genius artist who created new realms such as abstract and cubism, capturing hidden dimensions in a single painting, once said: “I am always doing that which I cannot do, in order that I may learn how to do it.”
It’s easy to believe that if no one else can do something, then you can’t either. But Picasso had the courage to do what he thought he couldn’t, and he pioneered a new field that amazed the world.
During a trip to Spain in the summer of 2012, I visited the Picasso Museum, where I saw some of his early works. The detailed and beautiful Renaissance-style paintings seemed, to my eyes, even better than his complex abstract works. But for this genius, who had already mastered drawing like others from a young age, those weren’t true to his uniqueness anymore. He had the courage to challenge himself and explore new territories, which led him to become one of the most famous artists in the world.
Through the courage to be true to ourselves, we can be reborn as passionate individuals. If there’s no courage between reason and passion, let’s make it ourselves. Let’s turn our fears and hardships into courage and transform it into passion. Let the passion filled with courage drive us to sprint toward the future. Let’s follow our hearts, not just our heads, and have the courage to chase our dreams.
Steve Jobs, who returned to Apple for a salary of just one dollar when the company was on the brink of collapse, once said: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have courage because your heart and intuition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