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는 공부하기가 싫어서 입시만 끝나고 대학만 들어가면 더 이상 공부 안 해도 된다는 막연한 기대 속에 살아왔다. 그러나 대학에 와보니 전공이라는 또 다른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고,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보다도 힘든 취직준비를 위해 전공은 물론, 영어와 상식, 심지어는 경영학과 인문학 등도 더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고 취직만 하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 동안 대학에서 배운 건 다 소용없다는 듯이 취직을 해도 OJT(On the Job Training: 일을 통해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를 통한 업무 익히기와 현업에 관련된 더욱 전문화된 교육, 그리고 진급 경쟁에서 누락되지 않기 위한 자기계발, 영어, 마케팅 교육 등, 배움은 한도 끝도 없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애경산업 마케팅 팀장시절에 신브랜드 출시를 준비하면서 주야로 거의 쉬지도 않고 일할 때였다. 바빠서 잠시라도 시간 내기가 진짜 힘든 때였는데, 당시 마케팅 임원은 툭하면 외부교육을 가라는 것이었다. 사실 워낙 마케팅 쪽으로 발이 넓었던 그에겐 마케팅연구원, 생산성본부 등 교육단체에서의 교육 청탁도 끊이지 않아서, 이를 거절하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교육이란 게 여러 회사의 성공사례 발표가 주 내용인 것으로써, 처음엔 새롭고 좋았더라도 자꾸 참석하다 보면 맨날 그 내용이 그 내용 같이 뻔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바빠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말하며 매번 빠질 궁리를 하였지만, 그때마다 임원은 약속한 인원이 부족하다며 무조건 참석하라고 계급장으로 짓누르듯 명령을 하였다. 그렇게 나는 어쩔 수 없이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교육에 참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쨌든 당시 참으로 가기 싫었던 교육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그 나마의 교육기회도 없어지자, 너무도 생각나는 것이 그 당시 교육받으며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었던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뻔하고 불필요한 내용들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을 돌아 언젠가는 아련한 기억 한 편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줄 때도 있었다.
마케팅의 사례라는 것이 수많은 기업에서 끝도 없이 양산되는 제품들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으로써, 다른 회사의 마케팅 사례는 마치 모래알처럼 별것 아닌 사소한 것일지라도,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건축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지금도 그 수도 없이 갔던 마케팅 교육이 밑거름이 되어. 아직도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 배움이란 매일 채우는 것이고, 도란 매일 비우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채워도 끝이 없는 것이 지식이라면 매일 학문에 경진하여 채워나가야 할 것이며, 예수님과 부처님처럼 마음을 비우고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다 내려 놓아 도를 깨우칠 수 없는 것이 사람이라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더 이상 고통을 당하지 말고, 그저 어제의 나와 비교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끊임 없이 배움에 정진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렇게 배움은 매일 매일을 채워도 끝이 없는 것인지라, 나는 나이 50에 조금 더 배워 보려고 뒤늦게 사이버 대학원에서 주경야독으로 MBA를 마쳤으며, 나중엔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일반대학원으로 진학하여 학업에만 전념한 끝에 마케팅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항상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않고 다방면으로 많은 책들을 탐구하고 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갈증만 더 커져가는 게, 배움이란 진정 죽을 때까지 내려 놓을 수 없는 한없는 길인가 보다.
한 학생이 아인슈타인에게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선생님은 이미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데 어째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십니까? “
이에 아인슈타인이 재치 있고도 뼈 있는 대답을 하였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차지하는 부분을 원이라고 하면, 원 밖은 모르는 부분이 됩니다. 원이 커지면 원의 둘레도 점점 늘어나 접촉할 수 있는 미지의 부분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지금 저의 원은 여러분들 것보다 커서 제가 접촉한 미지의 부분이 여러분보다 더 많습니다. 모르는 게 더 많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어찌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겠습니까?”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혜가 깊으면 깊을수록 겸손해지는 이치는 이렇듯 배움에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얄팍한 지식과 잣대로 자신을 자랑하며 더 이상 고개 숙여 배움을 청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우리는 아인슈타인을 통해서 배울 수가 있다.
또한 배우면 배울수록 교만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어리석은 사람처럼 더욱 배움을 청해야 한다고, 스티브 잡스도 그의 성공의 키워드(Key Word)를 ‘Stay Hungry, Stay Foolish’로 얘기한 바가 있다.
이는 평소 인문학을 사랑해서 “나에게 소크라테스와 한 끼 식사할 기회를 준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그 식사와 바꾸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던 그의 배움에 대한 철학이 만들어낸 명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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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children, we often disliked studying and lived with the vague hope that once we finished entrance exams and got into university, we would no longer have to study. However, upon entering university, we found ourselves facing yet another form of studying—our major. And after graduation, in order to secure a job, we had to study even more, not only our major but also English, general knowledge, and even subjects like business administration and the humanities, which were essential for job preparation and career advancement.
But getting a job was not the end of it. Once employed, everything we learned in university seemed useless, and we had to go through On-the-Job Training (OJT) to acquire practical work skills. Furthermore, we had to undergo specialized education related to our field and engage in continuous self-improvement, including learning English and marketing, to keep up with promotion competition. Learning, it seemed, was an endless process.
During my tenure as a marketing team leader at Aekyung Industrial, there was a time when I was working tirelessly, almost without rest, to launch a new brand. It was an incredibly hectic period, making it difficult to find even a moment of free time. However, the marketing executive at the time constantly urged me to attend external training programs. He had an extensive network in the marketing field and received frequent requests from institutions like the Marketing Research Institute and the Productivity Center to send participants to their training sessions. Rejecting these requests was no easy task.
Most of these training programs consisted of presentations on successful case studies from various companies. Initially, they were insightful and valuable, but after attending multiple sessions, the content began to feel repetitive and predictable. I often tried to excuse myself, citing my workload, but every time, the executive insisted that I attend, claiming that the promised number of attendees had to be met. I had no choice but to comply, grumbling internally as I attended session after session.
Although I dreaded those training programs at the time, looking back now, I find myself longing for those learning opportunities. Even the knowledge that once seemed redundant or unnecessary later proved to be invaluable in unexpected moments.
Marketing case studies, like the countless products introduced and withdrawn by companies, may seem insignificant on their own, like grains of sand. However, when accumulated over time, they become the foundational elements of an essential structure. Perhaps the numerous marketing training sessions I attended unknowingly became the foundation that has supported me to this day.
Laozi, in the Tao Te Ching, stated, “To pursue knowledge, one gains more each day. To follow the Dao, one loses more each day (爲學日益, 爲道日損).”
If knowledge is something that can never be fully attained, we must continuously strive to acquire more. And if human nature prevents us from attaining enlightenment by emptying our minds like Jesus or Buddha, we should refrain from comparing ourselves to others and instead focus on self-improvement, filling in the gaps of our knowledge each day.
Because learning is an endless journey, I decided to pursue further education at the age of 50. I completed an MBA through a cyber university while working, and later, I left my job entirely to enroll in a traditional graduate program, where I dedicated myself solely to my studies, ultimately completing a doctoral course in marketing. Even now, I never put down my books and continue to explore various fields. Yet, the more I learn, the greater my thirst for knowledge grows. Learning truly seems to be a boundless journey that lasts a lifetime.
It is said that a student once asked Albert Einstein:
“Professor, you already possess immense knowledge. Why do you continue to study?”
Einstein responded with a witty yet profound answer:
“If the knowledge I possess is represented as a circle, then everything outside the circle represents what I do not know. As my circle grows, its circumference expands, increasing my contact with the unknown. Because my circle is larger than yours, I am aware of more things I do not know. How, then, could I afford to be complacent?”
The deeper one’s wisdom and knowledge, the greater one’s humility—this is the fundamental nature of learning. Through Einstein’s words, we can understand the foolishness of boasting about shallow knowledge and refusing to continue learning.
Similarly, Steve Jobs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lifelong learning by adopting “Stay Hungry, Stay Foolish” as his key mantra for success.
As someone who deeply valued the humanities, Jobs once said, “If I had the chance to have a meal with Socrates, I would trade all of Apple’s technology for that meal.” His famous quote reflects his philosophy of learning, highlighting the endless pursuit of wisdom and know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