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세기에는 흉노의 시조에 대한 언급뿐 아니라 돌궐계인 ‘강거’에 대한 기록도 나옵니다. 사기에서 흉노의 서쪽에 자리 잡은 유목민으로 소개되는 강거가 반란을 일으키자 3세 가륵 단군이 지백특에서 토벌하였다는 것입니다. 지백특은 티베트를 가리키는데, 18세 동엄 단군 때 지백특 사람이 공물을 바치러 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을 보면 고조선의 활동 영역이 티베트 인근까지 뻗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양 고대사와 서양 중세사에 큰 영향을 미친 민족인 ‘투르크Turk’족이 바로 돌궐족입니다. 투르크족은 6세기 중반에 서쪽으로 카스피해에서, 동쪽으로 몽골과 만주에 이르는 광대한 유라시아 초원에 강력한 제국을 세웠습니다. 오늘날 튀르키예라는 나라 이름도 바로 이 투르크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돌궐족은 원래 몽골족 국가인 유연에 예속되어 있던 집단으로 알타이 지역에서 주로 야금 일에 종사하였습니다. 철광석을 제련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금속 가공에 뛰어난 솜씨를 보인 이 돌궐족이 553년에 유연을 멸망시키고 돌궐 국가를 세웠습니다. 무기 제조 능력이 탁월한 돌궐족이, 흉노가 붕괴된 뒤 실로 5백 년 만에 초원의 유목민을 다시 통합하고 나아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제국을 세운 것입니다.
그러나 돌궐 제국은 건국자 토문이 죽자 아들 형제에 의해 둘로 나뉘었습니다. ‘카간’이 된 장남 후한은 몽골 지역을 차지하여 동돌궐을 세웠고, ‘야브구’라는 칭호를 쓴 아우 이스테미는 중앙아시아 일대에 서돌궐을 세웠습니다. 서돌궐은 곧 사산조 페르시아와 협력하여 헤프탈을 쳐서 멸망시켰습니다. 동돌궐은 동쪽으로 거란족을 복속시키고, 북으로 바이칼 호까지 세력을 확장하였습니다. 남으로는 고비사막을 넘어 당시 북주. 북제로 나뉘어 있던 북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였습니다. 당시 북주와 북제는 서로 대립하였기 때문에 북방의 돌궐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경쟁적으로 재물을 갖다 바쳤습니다.
그러나 중원에 당나라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속히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돌궐에 내분이 격화되고 자연재해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나라는 쇠약해진 초원의 대제국 돌궐을 일거에 무너뜨려 버렸습니다. 그런데 돌궐은 중국의 지배를 받은 지 반세기 만에 놀랍게도 제국을 부흥시켰습니다. 만리장성 주변 내몽골 지방에 살면서 당나라의 감시와 통제를 받던 부족민 사이에서 670년대 후반부터 독립을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 제국을 재건한 것입니다. 이것에 제 2돌궐 제국입니다.
다시 일어난 돌궐은 752년에 그 지배하에 있던 세 부족의 반란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세 부족 가운데 하나인 위그르가 몽골의 모든 유목민을 제압하고 돌궐의 뒤를 이어 대제국을 건설하였습니다. 그 후 9세기 중반에 몽골고원에서 천재가 빈발한 데다가 유목민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 위구르 제국은 망하게 되었습니다.
돌궐의 후예들은 북방의 초원을 떠나 차츰 서진하여 이란 지역에 가즈나 왕조(975~1187)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지배하였습니다. 13세기의 마지막 해, 1299년에는 오스만 투르크 왕조를 세우고 14세기 말에는 발칸 반도까지 장악하였습니다. 이렇게 한 때 유럽, 서아시아를 지배했던 흉노, 선비, 돌궐 등의 북방 민족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신교 삼신문화의 천신사상입니다.
흉노의 경우 선우는 천신의 아들로서 그 뜻을 지상에 펴는 제사장이며 대리자였습니다. 선우는 한나라 황제에게 보낸 문서에서 늘 자신을 ‘하늘이 세운 흉노 대선우’ 혹은 ‘천지가 낳고 일월이 세운 흉노 대선우’라 칭하였습니다. 흉노인은 천신의 상을 만들어 받들었는데, 금으로 된 큰 신상을 모시고 하늘에 제사 지냈다는 한서-흉노전의 기록이 그것을 말해 줍니다. 또 흉노 사회에서는 주술과 의술을 겸한 무당이 있었습니다. 선비족이나 돌궐족도 이러한 흉노 사회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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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ngun Chronicles not only mention the Xiongnu’s progenitors but also refer to the Qangly (or Kangju), who are linked to the Göktürks. According to Records of the Grand Historian, the Qangly were nomads west of the Xiongnu. When the Qangly rebelled, the 3rd Dangun Garak subdued them at Ji Baekteuk, a location identified as Tibet. During the reign of the 18th Dangun Dong-eom, there is a record of people from Ji Baekteuk bringing tribute, indicating Gojoseon’s influence extended near Tibet.
The Göktürks, a people who significantly influenced Eastern antiquity and Western medieval history, emerged as a powerful force in the mid-6th century. They established a vast empire stretching from the Caspian Sea in the west to Mongolia and Manchuria in the east. The modern name “Türkiye” derives from the Turks.
Originally a group subordinate to the Mongolic Rouran, the Göktürks were skilled metallurgists in the Altai region. In 553, they overthrew the Rouran and established the Göktürk Empire. Their superior weapon-making skills enabled them to unify the steppe nomads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Xiongnu’s decline, creating a vast empire across Eurasia.
After the death of the founder, Tumen, the empire split into two. The elder son, who became Khagan, controlled Mongolia and founded the Eastern Göktürks, while his brother Istemi established the Western Göktürks in Central Asia. The Western Göktürks allied with the Sassanid Persians to destroy the Hephthalites. The Eastern Göktürks subdued the Khitans to the east, expanded northward to Lake Baikal, and exerted military pressure southward on Northern Zhou and Northern Qi in China, both of which vied for the Göktürks’ favor through gifts.
However, the rise of the Tang dynasty dramatically altered the situation. Internal strife and natural disasters weakened the Göktürks, and the Tang decisively defeated their empire. Yet, remarkably, within 50 years of Tang rule, the Göktürks rebuilt their empire, launching the Second Göktürk Empire in the late 670s from Inner Mongolia.
The revived Göktürk Empire collapsed in 752 due to rebellions by three subordinate tribes. One of these tribes, the Uyghurs, rose to dominate the Mongolian steppes, establishing a vast empire. However, the Uyghur Empire fell in the mid-9th century due to natural disasters and internal conflicts.
The Göktürk descendants gradually moved westward, founding the Ghaznavid Dynasty (975–1187) in Iran and dominating Central and Western Asia. In 1299, they established the Ottoman Empire, which expanded into the Balkans by the late 14th century. Despite their diverse paths, northern nomadic peoples like the Xiongnu, Xianbei, and Göktürks shared a common heritage of Tengriism, the belief in the Sky God.
For the Xiongnu, the Chanyu was considered the son of Heaven and its earthly representative. Letters to the Han Emperor often described the Chanyu as “the Great Chanyu of the Xiongnu, established by Heaven.” The Xiongnu worshipped a golden image of the Sky God, as recorded in the Book of Han. This tradition of Tengriism likely influenced the Xianbei and Göktürks as 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