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직장생활에서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직장상사와의 관계도 한 몫을 한다. 아무리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성장을 하더라도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직장생활이 무척 힘들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회사를 떠난다면 이 또한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어차피 직장에서 더욱 오래 남아 생존할 사람은 나 자신이지 직장상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상사를 끈질기게 견디는 일 또한 무척이나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인 것이다. 나는 여러 직장에서 많은 상사를 겪으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직장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일은 없어졌다. 그것은 내가 직장상사와 나와의 관계가 마치 부부관계와 같다고 마음 먹고 나서부터였다.
몇 년 전 차장급 후배 한 명이 직장상사인 임원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분이 있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그 분 밑으로 옮겼는데, 막상 그분과 함께 일을 하다 보니 그 동안 몰랐던 여러 가지 상사에 대한 실망 때문에, 마음에 상처도 받게 되어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부부관계에 대해서 그와 얘기한 내용을 소개한다.
“지금 너는 결혼한지 10년이나 되었는데, 연애시절 몰랐던 사랑하는 아내의 단점들을 이제야 알게 되어 실망했다고 이혼하겠니?”
“그렇진 않죠. 그것 때문에 누가 이혼이나 해요?“
“그래, 바로 그거야. 직장상사도 아내와 같다고 생각해봐.”
후배가 사뭇 어리둥절해 하자 나는 바로 부연 설명을 하였다.
“네가 아내와 연애했던 시절처럼 그에게도 분명 네가 좋아했던 점이 있었잖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과거 너를 이끌게 했던 그의 장점에 집중해보는 거야. 그러면 지금 보이는 그의 단점들이 강한 하나의 장점으로 가려질 수도 있지 않겠니?”
”그런데 그게 함께 사는 아내처럼 쉽게 될 수 있을까요?”
후배의 부정적인 대답에 나는 부하직원으로써, 상사를 대하는 리더십을 강조하며 말했다.
“이제 너도 직장생활 한지 13년이나 되었잖아. 회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중간 관리자라고. 이제 너 정도면 지금 그 상사의 단점은 부하로써 네가 보완하고, 그 상사의 강점은 네가 더욱 강화시켜 올바른 리더십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상사를 이끌어야 해. 리더십은 상사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란 말이야. 그냥 떠나는 것은 수동적인 회피일 뿐이고, 그렇게 회피하고 도망치면 다른 회사 어디로 가든 이런 상황은 변함이 없을 것이야.”
그 날 후배는 마음을 다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 버렸다. 그가 회사를 떠난다고 내게 문자로 통보를 해왔을 때, 나는 더 이상 그를 잡을 수는 없었다. 이미 늦은 것도 있었지만, 한 번 떠난 마음은 그리 쉽게 붙잡을 수는 없는 일임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앞으로 다른 곳에서는 부부관계에 대한 나의 말을 잊지 말고 상사를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되라고 답장을 남겼다. 그는 현재 다른 회사에서 여전히 좋지 않은 상사를 만났다고 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부부관계 같은 상사를 명심하며 잘 버티고 있는 중이라 했다.
결혼하기 전 연애시절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아 보였지만, 막상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 연애시절 보지 못했던 단점들과 버릇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배우자의 잘못이 싫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과연 이혼을 하는가? 물론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혼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배우자의 몇 안 되는 좋은 점이 무수히 많은 단점들을 극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놈의 정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마지못해 사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지만…). 때론 부부싸움도 하고, 못살겠다고 집을 뛰쳐 나가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배우자의 욕을 심할 정도로 하기도 하지만,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는 것처럼, 이내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어느새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엄마 아빠가 되는 것이 부부관계이다.
직장상사와의 갈등도 한번 이렇게 마음 먹는다면, 상사 때문에 직장을 떠나는 일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직장을 떠나게 될 때는 오직 꿈을 이루기 위해서만 해야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 직장을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몇년 전 의미깊게 봤던 드라마 “미생”에서 나온 말을 기억해본다.
“직장 안이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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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order to endure long in corporate life, the relationship with one’s boss plays a critical role. No matter how committed one is to self-development and growth, if the relationship with the boss is strained, work life becomes extremely difficult. However, simply walking away from the company because of that would be deeply regrettable. After all, the one who must survive and remain longer in the organization is myself, not my boss.
Therefore, enduring a difficult boss is also one of the most important skills in corporate life. I have faced many bosses at various companies and experienced many difficulties, but at some point, I stopped leaving jobs because of my boss. That shift happened when I began to view the relationship between boss and subordinate like that of a married couple.
A few years ago, a deputy general manager confided in me about his struggles with an executive at work. He said he had resigned from his previous job to follow someone he respected, only to be disappointed and emotionally hurt by unexpected flaws once they began working together. Now he wanted to leave the company. What I told him at that time was based on the idea of marriage.
“You’ve been married for ten years now. If you discovered flaws in your wife that you didn’t notice while dating, would you get divorced because you’re disappointed?”
“Of course not. Who divorces just for that?”
“Exactly. Think of your boss like your spouse.”
As he looked puzzled, I continued.
“Just like you fell in love with your wife during the dating period, there must have been qualities in your boss that you once admired. Go back to that original mindset and focus on the strengths that once attracted you. If you do, those weaknesses you now see might be overshadowed by one strong virtue.”
“But can that really be as easy as living with a spouse?”
In response to his skepticism, I emphasized that as a subordinate, leadership goes both ways.
“You’ve been in the workforce for thirteen years now. You’re already an important middle manager. At this point, you should complement your boss’s weaknesses and amplify their strengths to guide them toward sound leadership and decision-making. Leadership doesn’t belong solely to the person above—it arises from the mutual relationship. Simply quitting is passive avoidance. If you run now, the same situation will repeat itself no matter where you go.”
That day, he told me he would steel his resolve and try harder. But in the end, he couldn’t last more than six months and left the company. When he texted me to let me know, there was nothing more I could do to stop him. It was already too late, and I knew well that once someone’s mind is set on leaving, it’s not something that can easily be reversed. So I replied, urging him not to forget what I had said about viewing his boss like a spouse, and to become someone who can lead their superior.
Today, he says he’s once again facing a difficult boss at a different company, but now he always keeps in mind the idea of a “spousal relationship” and is enduring much better.
Before marriage, in the days of dating, you fall in love and everything about the person seems perfect. But after marriage, with time, you begin to see flaws and habits you never noticed before, and you may even begin to resent them. But do people all divorce because of that? Some do, of course, but the majority stay together.
That’s because the few good things you love about your spouse help you overcome their many faults. (Some may argue it’s out of obligation, or for the children—but still, they stay.) At times, couples fight. Some storm out of the house claiming they can’t take it anymore. Some badmouth their spouse to friends without holding back. But like the saying, “a couple’s fight is like cutting water with a knife,” they eventually come home and resume their roles as husband, wife, mom, and dad.
If we approach conflict with a boss in the same way, perhaps we won’t find ourselves quitting over a superior. Leaving a job should only happen in pursuit of a dream. Otherwise, never give up a job easily.
I’m reminded of a line from the drama Misaeng that I found deeply meaningful years ago:
“If inside the company is a battlefield, outside is h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