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싸움 60. 해외출장 (5) 파리의 밤. [Battle of Perception 60. Business Trip Abroad (5) A Night in Paris]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순간 살짝 몸을 숙여 손으로 얼굴을 고이고 신팀장을 그윽히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이 은은한 촛불에 더욱 발그스레 비쳐지자, 신팀장은 그녀가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의 심장이 요동치며 가슴이 답답한 것만 같아 그는 와인 한잔을 한번에 급히 들이켰다. 분위기에 취하고 와인에 취하고 아름다운 파리 여성에 취하는 밤이었다.      그의 마음을 눈치라도 챘는지, 갑자기 미셸리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말을 꺼냈다.  “참? 일행들이 있는데…, 벌써 11시가 넘었네요. 이만 호텔로 들어가 봐야 하지 않나요?”  “네? 아…. 그렇죠. 하지만 그쪽 팀도 오늘 시장조사 끝내고 파리 야경투어를 하고 12시 다되어서 들어 온다고 했으니, 아직은 괜찮을 겁니다.”   그는 아직 그녀와 헤어지는 게 못내 아쉬워, 자리를 떠나겠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른 일행들은 여행도 하고 참 좋은 것 같아요. 신팀장은 제대로 여행도 못하고 이런 구석진 곳에서 나와 같이 있어서 어쩌죠?”  “무슨 소리에요? 제 말을 들으면 아마도 그들이 절 더 부러워 할 걸요? 파리 구경이야 나중에 또 해도, 이렇게 한밤의 파리 카페 분위기를 미셸과 함께가 아니면 어떻게 누릴 수 있겠어요?”        미셸리는 와인을 한 모금 머금으며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는 모습이 신팀장의 말이 과연 그런가 하는 듯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문득 촛불이 희미하게 스며든 그녀의 얼굴은 몽롱한 환상의 세계로 신팀장을 인도하는 듯하였고, 평상시와 달리 차분한 목소리가 촉촉하게 베어 나오는 그녀의 붉은 입술은 더욱 매혹적으로만 보였다.       그 때였다. 신팀장은 갑자기 앞자리로 고개를 내밀며 그녀에게 짧은 입맞춤을 하였다. 순간 돌발적인 입맞춤에 미셸리보다도 당황한 사람은 오히려 신팀장 자신이었다. 단 하루 만에 이렇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빼앗겨 보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신팀장은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어쩔줄 모르고 있다가, 침묵을 깨고 주섬주섬 말을 꺼냈다.  “아… 저… 미셸,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순간 미셸리가 다가와 그에게 깊은 프렌치 키스를 하였다. 신팀장의 심장은 쿵쾅쿵쾅 너무도 뛰어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자신의 심장 소리와 감미로운 그녀의 입술만이 느껴졌다. 그녀의 살 내음과 함께 방금 머금은 와인 향이 그녀의 숨결을 타고 그의 후각을 자극하는 순간, 그는 어떤 격정이 가슴 속으로 치밀어 오르 뜨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무한의 시간인 것만 같았던 짙은 키스는 찰나처럼 너무도 허무하게 지나가 버렸다. 여전히 요동치는 가슴을 달래며,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원래 제 자리로 돌아 온 그는, 한 순간 쑥스러움에 그녀를 바라보지 못하겠는지 마지막 남은 한 잔의 와인을 마시고 나서야 그녀를 보았다. 반면에 미셸리는 턱에 얼굴을 괴고 그를 더욱 그윽하게 바라보며 쑥스러워 하는 그가 더욱 귀엽기만 하다는 듯이 입가에 한껏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오늘은 마법 같은 날인가 봐요. 나도 미안해요. 이러면 서로 비겼으니 우리 모두 없었던 일로 해요. 이제 그만 가봐야 할 듯하니 우리 그만 나가요. 내가 택시 잡아줄게요.”  미셸리는 거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그녀도 당황하기는 매 마찬가지였다. 한국인이 아닌 프랑스인과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자신이 갑자기 한국 남성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이 끌릴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나이도 어리고 평상 시는 마냥 천진스럽다 못해 철부지 같기만 한 그가 일할 때는 확고한 자신감과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그가 자신보다 한참 위의 연상이자 멋진 사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지금처럼 일상에서 보면, 어린 아이 같은 귀여움에 마냥 그를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일단 지금은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팀장은 갑작스런 그녀의 돌변에 얼떨떨하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석에 끌리듯 그녀를 따라 일어나서 그녀가 잡아주는 택시에 올라탔다. 미셸은 운전수에게 호텔까지 태워다 달라고 말하며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고는 신팀장 입술에 손을 대며 말했다. “오흐부와(Au revoir)~!”      호텔로 가는 길, 아직도 그녀의 향취와 입술의 흔적이 남아있는 듯, 신팀장은 눈을 감으며 꿈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신팀장은 호텔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현실로 돌아왔다. 룸메이트인 김대리는 벌써 들어와서 혼자 즐겁게 여행한 것이 오히려 약간 미안했는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미팅이 잘되었는지 등을 물어봤지만, 그는 건성으로 응대하며 그의 말을 흘려 넘겼다.  아직도 와인의 향취와 미셸리의 달콤한 입술과 그녀의 살 내음과 함께 감각 깊이 파고드는 푸레시 플로럴 향이 온 몸에 살아 감싸주는 것만 같았다. 파리의 마지막 밤은 짙고 몽환적인 마력과 함께 지나가고 있었다. – 계 속 – ————- The evening had already set in, and the group moved to a nearby restaurant to enjoy a French meal accompanied by wine. They relished the escargot covered in cheese sauce and the tender steak served with foie gras, which they had never tried before, as the night in Paris deepened. … Read more

인식의 싸움 59. 해외출장 (4) 파리에서 데이트). [Battle of Perception 59. Business Trip Abroad (4) A Date in Paris]

어느 새 저녁 시간이 되어 일행은 근처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와인과 함께 프랑스식 식사를 하였다. 치즈 소스에 덮인 달팽이요리와, 난생 처음 먹어 보는 부드러운 프와그라가 곁들어진 스테이크 요리를 매우 맛있게 먹으며 파리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특히 보르도 메독지방의 다소 드라이 하지만 깔끔한 풍취의 와인은 비교적 느끼한 프랑스 음식들을 상큼하게 돋구어줘 신팀장은 하나도 남김없이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 말았다.      마담 소피와 헤어지고 미셸리는 신팀장과 민이사를 호텔에 내려주며 인사와 함께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듯 바로 뒤돌아 섰다. 신팀장은 호텔 회전문으로 들어서는 민이사를 바라보다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미셸리를 바라보기를 반복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미셸리를 부르며 그녀를 따라 뛰어갔다.  “미셸리 사장님~! 잠시만요~!”  미셸리는 막 출발하려던 그녀의 BMW를 멈추고 고개를 내밀며 의아하다는 듯이 신팀장을 바라 보았다. 신팀장은 무작정 차문을 열고 그녀의 옆 자리에 올랐다.       “웬 일이시죠?”   미셸리의 대답에 신팀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사장님, 제가 오늘 파리에 처음 왔는데 하루 종일 회의만 하고, 그 유명한 파리의 한 구석조차 보지를 못했습니다. 피곤하시겠지만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에펠탑이라도 한번 구경시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셸리는 난처하다는 듯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기사에게 프랑스어로 뭐라 말하더니 기사를 돌려 보내고 특유의 낭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리세요. 그럼 내가 운전하며 파리 야경 투어를 해줄 테니, 함께 앞자리로 가시죠. 뒤보다는 앞이 더 보기 좋을거에요.”  “네? 정말이요? 진짜 감사합니다~!”          신팀장은 미셸리의 세심한 배려에 깊이 감사하며 자리에서 얼른 내려 BMW의 앞자리로 옮겨 탔다. 미셸리의 옆 좌석에서 BMW를 탄 것만해도 황홀한 지경이었는데, 신팀장의 눈 앞으로 지나가는 파리의 아름다운 야경은 그를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것만 같았다. 신팀장과 미셸리는 에펠탑에서 내려 잠시 거닐며 수 많은 조명으로 잔뜩 장식한 아름다운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개선문을 거쳐 샹제리제 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내가 잘 가는 BAR가 있는데 가서 와인 할까요?” 미셸리가 말했다.  “술 드시면 운전 괜찮으시겠어요?”  신팀장의 대답에 미셸리는 집이 바로 근처라 걸어가면 된다며 아는 BAR로 그를 안내하였다.     BAR에는 파리의 젊은 남녀로 왁자지껄했는데, 남자고 여자고 다들 담배를 피워대는 바람에 공기는 뿌옇고 자욱했지만 파리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에 매료된 신팀장은 오히려 이 조차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미셸리가 들어오자 이 곳의 몇 명이 그녀를 알아보고 프랑스 특유의 인사 방식으로 양 볼에 뽀뽀를 하며 인사를 하더니, 그 자리에 서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신팀장은 우두커니 서서 프랑스어로 프랑스인과 대화를 나누는 그녀가 한국인이 아니라 푸른 눈의 프랑스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점점 더 그녀가 경외스럽게 느껴졌다.         얘기를 마친 미셸리는 신팀장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와 함께 구석진 자리로 그를 능숙하게 인도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 와인과 간단한 치즈와 크래커를 시켰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렇게 까지 신경 안 써주셔도 되는데…”  “음…. 근데, 신팀장님! 그 사장님 소리 좀 안 하면 안 되나요? 내가 듣기가 좀 거북하네요?”  “그래도 사장님 아니십니까? 어떻게…, 그렇다고 누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요…. 하하~”   신팀장의 농담에 미셸리도 살짝 소리를 내어 웃었다.    “호호~ 그 냥 우리 한 살 차이뿐이 안되니 편하게 이름 불러줘요. 미셸이라고….”  “아…. 네~! 미셸~~ 하하~”         신팀장은 처음엔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약간 어색하기만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 와인을 몇 잔 마시면서 점차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미셸이 어린 시절 외교관인 아빠를 따라 아프리카, 미국, 프랑스 등을 이사 다니며 살게 된 얘기에서 시작해서, 한국 남자는 너무 무뚝뚝하고 여자를 위할 줄 모른다며 프랑스 남자와 결혼할 것이라는 등 개인적인 얘기도 듣게 됐다.      어느 새 한 병을 다 비우자 미셸은 다른 종류의 와인으로 한 병을 더 주문했다. 앞에 마신 것은 쉬라즈 종류로써 맛이 부드럽고 그윽했던 반면, 이번에 주문한 것은 까베르네쇼비뇽 종류로써 바디가 매우 단단하고 강한 향이 입 전체를 자극하는 게, 소주에 단련된 신팀장에겐 더욱 입에 맞는 와인이었다.– 계 속 – —————- Before they knew it, evening had arrived, and the group moved to a nearby restaurant to enjoy a French meal accompanied by wine. They savored escargot covered in cheese sauce and a tender steak dish with foie gras, a delicacy they were tasting for the first time. As the night deepened in Paris, … Read more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51. 북부여를 계승한 고구려 [Korean Hwandan Ancient History 51. Goguryeo, the Successor of Northern Buyeo]

북부여는 비록 고조선을 계승하였지만, 고조선의 전 영역을 흡수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열국분열시대가 시작되어 고조선의 옛 영토에는 북부여, 동부여, 서부여, 낙랑국, 남삼한, 옥저, 동예 등 여러 나라가 형성되었습니다. 열국(여러 나라)시대는 그 후 사국(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시대를 거쳐 약 100년간의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시대로 변화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북부여의 국통은 어디로 계승되었을까요? 고주몽이 세운 고구려로 계승되었습니다. 북부여의 마지막 단군 6세 고무서는 … Read more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50. 일본에 진출한 부여족 [Korean Hwandan Ancient History 50. The Expansion of the Buyeo People into Japan]

부여족은 일본열도에도 진출하였습니다. 그래서 초기 일본 왕실은 부여계에서 나왔습니다. 일찍이 기다 사다기치(1871~1939)는 일본 왕실의 조상이 부여, 백제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921년에 기다는 “부여는 한반도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를 건국했을 뿐 아니라, 4세기에 일본열도로 건너와 나라를 세웠다. 적어도 한국의 삼국과 일본의 건국 사이에 모종의 관련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고문헌을 연구하여 유물, 언어, 신화, 풍습 등 다방면에서 한반도와 … Read more

인식의 싸움 58. 해외출장 (3) M&C 라이센싱 미팅 (병법36계 금적금왕). [Battle of Perception 58. Business Trip Abroad (3) M&C Licensing Meeting]

마담 소피는 신팀장이 가져온 디자인 목업(Mock-up)을 보고,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 풍부한 표정과 탄성으로 원더풀을 반복하며, 한국에서 제품이 출시되면 오히려 프랑스에서 수입을 하고 싶다는 말도 하였다. 이렇게 초반 좋은 분위기로 시작된 회의는 근 세 시간 동안, 향후 M&C 화장품의 전 세계 판권, 한국에서의 론칭 행사, 우수 대리점 사장들의 파리 여행지원, 그리고 파리 본사의 까다로운 COC(Code Of Conduct)의 완화 등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COC란 글로벌 회사에서 전 세계 법인 및 라이센씨(Licensee)들에게 규정한 공통으로 지켜야 할 업무 규정으로써, 본사에서 브랜드와 디자인, 품질 등을 검사하고 통제하기 위한 까다로운 법규와 같은 것이다.     “자, 그럼 제가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미셸리가 회의를 마무리하며 한국어와 불어를 오가며 말을 꺼냈다.   “가장 민감한 문제였던 COC 완화 건은 전 세계 라이센씨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촉박한 제품개발 일정과 론칭 스케쥴로, 모든 제품의 사양과 광고들을 일일이 컨펌 받고 진행하기 어려우니, 일단 한국 측에서 먼저 진행하고 사후에 모든 견본을 파리로 보내는 것에 대해 마담 소피께서 합의하였습니다.”       이 건이 신팀장 입장에서는 오늘 미팅을 하자고 한 가장 주된 이유였다. 이로써 그는 앞으로 매번 파리 본사 컨펌을 기다리지 않고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마담 소피의 배려에 깊이 감사를 하며, 꼭 가을 시즌에 맞춰 늦지 않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병법36계에는 금적금왕(擒賊擒王)이란 전략이 나온다. 즉, 적을 사로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신팀장은 문득 과거 읽었던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전출새(前出塞)’라는 시가 생각났다.      활을 당기려면 강하게 당기고 [挽弓當挽强]화살을 쏘려면 멀리 쏘아야 한다 [用箭當用長]사람을 잡으려면 먼저 그 말을 쏘고 [射人先射馬] 적을 잡으려면 먼저 그 왕을 잡아라 [擒賊先擒王]      금적금왕(擒賊擒王)이란 말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당나라 현종 때 안록산이 난을 일으켜 그 부하 장군 윤자기(尹子琦)가 수양성을 공격하였다. 윤자기는 13만 대군을 이끌고 수양성을 포위했으나, 수양성에는 군사가 고작 7천에 불과했었다. 수양성의 장순(張巡)은 일단 성문을 굳게 닫아걸고 버티었지만 군량마저 바닥나서 성은 곧 함락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그러다 갑자기 장순은 “사람을 잡으려면 말을 먼저 쏘고, 적을 잡으려면 적의 두목부터 잡아라((射人先射馬, 擒賊先擒王)”는 말이 생각나서, 유일한 돌파구로 적장 윤자기를 먼저 제거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저 수많은 적 가운데 적장 윤자기를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장순은 부하들에게 마른풀로 화살을 만들도록 지시하여 사격하게 하였다. 당연히 적들은 가짜 화살에 맞아 쓰러지지 않았다. 이에 적군 중 한 명이 건초 화살을 집어 들고 윤자기에게 가서 무릎을 끓고 수양성에 화살이 떨어졌다고 보고하는 모습을 장순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는 숨겨두었던 명사수들이 일제히 진짜 화살을 윤자기에게 날렸고, 그 가운데 한 대가 윤자기의 왼쪽 눈에 꽂히고 말았다. 이렇게 장수가 부상당해 쓰러져 적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장순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총 출동하여 대승을 걷을 수가 있었다.         매번 디자인 하나, 문구 하나에 까다롭게 구는 M&C 본사의 담당자들은 도대체 대화가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원칙만 있었고, 현실적인 사정은 나 몰라라 하는 것이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항상 파리에 일일이 보고할 수가 없었던 신팀장은 파리에서 수장인 마담 소피를 직접 만나서 얼굴도 익힐 겸 그녀와 담판을 짓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금적금왕(擒賊擒王)의 계는 성공을 하였다. 확실히 책임과 권한이 있는 장수는 그 생각과 배포도 달랐다. 그는 이 기회에 마담 소피를 통해 리더의 품격을 배울 수도 있었으며, 이렇게 사람들과의 관계는 한번이라도 얼굴을 맞대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야 더욱 돈독해지는 것임을 새삼 느꼈다.– 계 속 – ————— Madame Sophie examined the design mock-ups brought by Team Leader Shin and repeatedly exclaimed “Wonderful” with the expressive enthusiasm characteristic of the French. She even mentioned that once the product launched in Korea, she would like to import it to France. With such a positive start, the meeting extended for nearly three … Read more

인식의 싸움 57. 해외출장 (2)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② [Battle of Perception 57. Business Trip Abroad (2) The Bologna Cosmoprof Fair ②]

다음 날 오전, 신팀장은 이태리 메이크업 전문 제조회사인 인터코스를 방문해 올 해의 세계 칼러 트렌드를 프레젠테이션 받고, 다양한 샘플을 보고 발라보면서 정대리, 남대리와 함께 주요 색상의 견본을 결정하였다. 이 견본을 토대로 첫 출시될 립스틱과 아이섀도우 등의 다양한 칼러가 준비될 것이다.         그리고 오후에 방문한 곳은 각종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들의 전시관들이었다. 신팀장은 이곳에서 앞으로 나올 기초화장품의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찾기 위해 각 부스를 돌아 다니며 제품을 둘러 보았다.          화장품에 대해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신팀장은 들고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각종 카타로그를 무조건 열심히 모았다. 그는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여러 사람들이 검토하면, 이중에 뭐라도 하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걸리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하루를 마감하는 정보 공유 미팅에서, 팔이 빠지도록 가져온 그의 수 많은 카타로그들은 중복되고 불필요한 것들로 분류되고 걸러져서 거의 반이나 버리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는 갑자기 수북이 버려진 카타로그 뭉치들이 하루종일 메고 다녔던 어깨의 통증으로 느껴졌다. 그런 아쉬움과 함께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갔다.        다음 날, 월요일에 있을 파리 M&C본사와의 미팅 약속 이전에, 일행들은 황금과도 같은 주말 자유시간을 맞아, 바티칸 시국과 로마, 피렌체 등을 개별적으로 관광하기로 하였다. 신팀장은 고대 로마의 화려한 신들의 시대에서부터 시작하여, 중세 카톨릭 성당을 보며 하느님에 대한 경이롭고 위대한 유산에 큰 감동을 느꼈지만, 오직 신에만 의존하던 인간들이 현실에 눈을 뜨며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보며, 결국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더욱 처절했던 아름다움의 의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가 회사에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고통스런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생각에, 르네상스가 그에게 주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문화적 테두리를 벗어나, 새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신과 인간, 그리고 전통과 문명이 한 곳에서 어우러진 이태리의 문화에 한껏 매료된 그는 진정으로 이번 출장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화려한 로마보다는 가는 곳 거리거리가 모두 문화재인 피렌체에서, 개발이란 명목 하에 무너진 대한민국의 전통과 문화를 돌이켜 보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우리의 것이 아닌가 하는 영감을 받았다. 이때 그는 지금 비록 외국 브랜드를 라이센스한 상품을 판매하려고 하지만, 앞으로 진정 그가 해야 할 일은 아름다운 대한민국, 우리의 것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이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강한 브랜드를 꼭 만들고 싶다는 마케터로서의 굳은 다짐을 마음 깊이 새겼다.          그렇게 꿈같던 주말이 흘러가서 일행들은 파리에 도착하였다. 파리에 도착하자 마자 민이사와 신팀장은 별도로 미셸리를 만났고, 다른 일행들은 파리 시내 화장품 매장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기로 하였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 와서 구경 한번 제대로 못하고 하루 종일 미팅만 해야 하는 신세에, 신팀장은 떠나는 다른 이들을 못내 아쉬워하며 그저 파리에 다시 돌아올 훗날만 기약하였다.             신팀장은 M&C 해외 라이선스 디렉터인 마담 소피를 지난 번 서울에서 인사만 하였을 뿐, 가까이 만나 이야기를 해보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지금 파리에서 그녀를 가까이 만나보니, 그때와는  그녀가 새삼스럽게 달라 보였다. 그녀는 비록 50대라 하여도 날씬하고 세련된 파리의 패션 회사 중역이라기 보다는, 의외로 약간 살이 있는 우리나라의 수더분한 아줌마와 같은 타입이었다. 반면 함께 미팅에 참석한 그녀의 부하직원들이 바로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파리지엔느들이라 할 수 있었다.             신팀장과 민이사는 미셸리의 소개로 마담 소피와 그녀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미팅에 들어갔다. 미셸리는 미팅 내내 단순한 통역 수준이 아니라 마치 회사를 대변하는 사람인양 신팀장과 민이사의 의견을 자신있고 소신있게 이끌어 갔다. 신팀장은 그녀가 과연 한 회사의 CEO임에 틀림없구나 하는 감탄의 눈으로, 한 살 위인 그녀를 마치 고귀한 여신인양 우러러 봤다. 그의 눈엔 푸른 눈의 금발 여성들보다, 그녀가 이 자리에서 가장 빛나 보이기만 했다. – 계 속 – ——— The next morning, Team Leader Shin visited Intercos, an Italian makeup manufacturing company, where he attended a presentation on this year’s global color trends. Alongside Assistant Manager Jung and Assistant Manager Nam, he reviewed various samples, testing them and ultimately selecting key color swatches. These swatches would serve as the foundation for … Read more

인식의 싸움 56. 해외출장 (1)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① [Battle of Perception 56. Business Trip Abroad (1) The Bologna Cosmoprof Fair ①]

매년 봄이면 화장품업계에 매우 중요한 세계적인 전시회가 이태리 볼로냐에서 열린다.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페어(Cosmoprof Fair)는 전 세계 화장품 관련 원료, 부자재를 비롯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용에 관련된 모든 것이 전시되는 대단한 규모의 미용박람회이다.          물론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전시관은 없지만, 그런 명품 브랜드들에 납품된 우수한 기술(원료)과 포장재 및 각종 디자인을 만날 수 있으며, 명품과는 달리 쉽게 만날 수 없는 각 나라의 참신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제품들을 접하면서 신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컨셉적 방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래서 주로 마케팅, 디자인, R&D, 포장개발 쪽의 팀장들은 매년 코스모프로프에 직원 한 두 명을 데리고 참관을 해왔다. 이번 코스모프로프의 참석자는 민이사를 포함하여 대부분 M&C TFT 멤버들이 각 부서 대표로 선정되어, 일주일간 이태리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신팀장은 이번 기회에 파리에 있는 미셀리에게 전화를 하여 이태리를 다녀 가는 길에 파리에서 M&C 본사와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신팀장은 이미 M&C 디자인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 컨펌 받은 바 있지만, 아름다운 목업을 자신있게 직접 실물로 보여주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파리 본사와 앞으로 제품 런칭 함에 있어서 상호 협조하고 지켜야할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싶었다.       미셸리도 좋은 생각이라고 하며 M&C 파리 본사와 연락을 취해 글로벌 라이센스 최고 책임자인 마담 소피와 함께 미팅 약속을 잡아주었다. 비록 팀원 두 명과 함께 갈 수가 없어 아쉽고 미안함이 있었지만, 태어나 처음 가보는 프랑스와 이태리에 신팀장은 한껏 꿈에 부풀었다..        말로만 듣던 이태리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는 확실히 명불허전,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었다. 각 섹션마다 거대한 규모에 놀라고 전 세계 미용 및 화장품 관련 1,300여 개 업체들의 참석뿐만 아니라 신팀장 일행 같은 참관객들만 해도 14만여 명이나 되었다.            신팀장은 첫 날 디자인, 개발 쪽 사람들과 포장재 쪽 섹션을 돌아보았는데, 디자인 서대리나, 포장개발 김대리가 패키지에 대한 전문가적 깊은 관심으로 부스에서 상담도 하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이내 홀로 따로 떨어져서 M&C에 필요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데 주력하였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일행은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하고 나서, 그 날 하루 참관한 것에 대해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각 분야의 특성에 맞게 R&D는 원료와 소재, 디자인/포장개발부는 용기와 패키지, 미용연구 정대리는 메이크업 칼라 전문 회사의 부스를 둘러 본 결과 등의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신팀장의 차례가 되어 신팀장은 주로 M&C와 관련되어 얘기를 하였다.         “저는 오늘 포장재 부스를 쭉 돌아봤는데, 매우 독특한 아이섀도 용기가 있어 간신히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건 지금 당장은 적용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추후 후속 제품 디자인에 참조하면 좋을 것 같고, 고민이던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에 맞는 용기를 발견했습니다. 프랑스 용기인데 PE 튜브타입으로 타원형의 디자인이라, 실버 스프레이만 좀 하면 우리 M&C 디자인과 톤 앤 매너(Tone & Manner)도 맞고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내일 서대리와 김대리가 다시 방문해서 디자인적으로 검토해 보시고, 괜찮으면 구체적으로 협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대리가 오늘 간 인터코스는 내일 꼭 나랑 R&D 남대리랑 같이 한번 더 갔으면 좋겠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셋이서 여러 측면의 갈림길에 있는 칼라의 방향을 결정했으면 좋겠네요.”           신팀장은 그 외 관심 있게 눈 여겨 본 용기와 독특한 스타일의 세트 케이스들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며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각 분야의 다른 관점과 시각의 차이를 줄일 수 있고, 혼자서 다 둘러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강할 `수 있어서 그 다음 일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 계속 ) ——— Every spring, a globally significant cosmetics exhibition is held in Bologna, Italy. The Bologna Cosmoprof Fair is an enormous beauty trade show that showcases everything related to beauty from head to toe, including raw materials, packaging, and accessories for the cosmetics industry worldwide. Although luxury brand booths are absent, the fair provides … Read more

Challenge 62. 배움 (14) 통섭(統攝)적 지식. [Learning (14) Consilient Knowledge]

이 세상에 나온 모든 세상을 놀라게 한 발명품들을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오듯 나온 새로움이 아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복잡한 현재에 와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 이 시대를 바꾸는 놀라운 혁신적인 제품인 스마트폰만 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이미 존재하는 휴대폰에 이미 존재한 MP3,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의 기능을 하나로 담은 것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이전에 누가 … Read more

Challenge 61. 배움 (13) 자연으로부터 얻는 배움. [Learning (13) Lessons from Nature]

​우는 모두 꼭 잘 배운 사람들을 통해 배워야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이 떠나버린 자연 속의 동물과 우리가 버러지라고 비하하는 곤충에서도 배움을 찾을 수 있고,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은 식물에서도 배움이 있으며,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의 시선 속에서도 우리는 배울 것이 있다. 중국법인장 시절에, 나는 중국인 사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긍정과 열정,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에 … Read more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49. 서방으로 진출한 부여족 [Korean Hwandan Ancient History 49. The Westward Expansion of the Buyeo People]

주류 강단사학계는 부여 역사를 외면하지만, 단채 신채호가 한국 민족을 부여족이라 부를 정도로 부여사는 한민족사의 골간을 이룹니다. 신용하교수는 부여가 최소한 BCE5세기부터 CE5세기까지 약 천여 년 동안 만주 일대에 존재하였고, 4세기 전반까지 동북아의 최선진국이었다고 말합니다. 5세기는 환단고기가 전하는 북부여에서 분파된 마지막 부여인 연나부부여(서부여)가 멸망한 때와 일치합니다. 신용하교수에 의하면, 4세기 말경 부여족의 일파가 중앙아시아의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위치한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