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싸움 57. 해외출장 (2)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② [Battle of Perception 57. Business Trip Abroad (2) The Bologna Cosmoprof Fair ②]

다음 날 오전, 신팀장은 이태리 메이크업 전문 제조회사인 인터코스를 방문해 올 해의 세계 칼러 트렌드를 프레젠테이션 받고, 다양한 샘플을 보고 발라보면서 정대리, 남대리와 함께 주요 색상의 견본을 결정하였다. 이 견본을 토대로 첫 출시될 립스틱과 아이섀도우 등의 다양한 칼러가 준비될 것이다.         그리고 오후에 방문한 곳은 각종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들의 전시관들이었다. 신팀장은 이곳에서 앞으로 나올 기초화장품의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찾기 위해 각 부스를 돌아 다니며 제품을 둘러 보았다.          화장품에 대해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신팀장은 들고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각종 카타로그를 무조건 열심히 모았다. 그는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여러 사람들이 검토하면, 이중에 뭐라도 하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걸리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하루를 마감하는 정보 공유 미팅에서, 팔이 빠지도록 가져온 그의 수 많은 카타로그들은 중복되고 불필요한 것들로 분류되고 걸러져서 거의 반이나 버리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는 갑자기 수북이 버려진 카타로그 뭉치들이 하루종일 메고 다녔던 어깨의 통증으로 느껴졌다. 그런 아쉬움과 함께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갔다.        다음 날, 월요일에 있을 파리 M&C본사와의 미팅 약속 이전에, 일행들은 황금과도 같은 주말 자유시간을 맞아, 바티칸 시국과 로마, 피렌체 등을 개별적으로 관광하기로 하였다. 신팀장은 고대 로마의 화려한 신들의 시대에서부터 시작하여, 중세 카톨릭 성당을 보며 하느님에 대한 경이롭고 위대한 유산에 큰 감동을 느꼈지만, 오직 신에만 의존하던 인간들이 현실에 눈을 뜨며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보며, 결국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더욱 처절했던 아름다움의 의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가 회사에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고통스런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생각에, 르네상스가 그에게 주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문화적 테두리를 벗어나, 새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신과 인간, 그리고 전통과 문명이 한 곳에서 어우러진 이태리의 문화에 한껏 매료된 그는 진정으로 이번 출장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화려한 로마보다는 가는 곳 거리거리가 모두 문화재인 피렌체에서, 개발이란 명목 하에 무너진 대한민국의 전통과 문화를 돌이켜 보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우리의 것이 아닌가 하는 영감을 받았다. 이때 그는 지금 비록 외국 브랜드를 라이센스한 상품을 판매하려고 하지만, 앞으로 진정 그가 해야 할 일은 아름다운 대한민국, 우리의 것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이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강한 브랜드를 꼭 만들고 싶다는 마케터로서의 굳은 다짐을 마음 깊이 새겼다.          그렇게 꿈같던 주말이 흘러가서 일행들은 파리에 도착하였다. 파리에 도착하자 마자 민이사와 신팀장은 별도로 미셸리를 만났고, 다른 일행들은 파리 시내 화장품 매장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기로 하였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 와서 구경 한번 제대로 못하고 하루 종일 미팅만 해야 하는 신세에, 신팀장은 떠나는 다른 이들을 못내 아쉬워하며 그저 파리에 다시 돌아올 훗날만 기약하였다.             신팀장은 M&C 해외 라이선스 디렉터인 마담 소피를 지난 번 서울에서 인사만 하였을 뿐, 가까이 만나 이야기를 해보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지금 파리에서 그녀를 가까이 만나보니, 그때와는  그녀가 새삼스럽게 달라 보였다. 그녀는 비록 50대라 하여도 날씬하고 세련된 파리의 패션 회사 중역이라기 보다는, 의외로 약간 살이 있는 우리나라의 수더분한 아줌마와 같은 타입이었다. 반면 함께 미팅에 참석한 그녀의 부하직원들이 바로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파리지엔느들이라 할 수 있었다.             신팀장과 민이사는 미셸리의 소개로 마담 소피와 그녀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미팅에 들어갔다. 미셸리는 미팅 내내 단순한 통역 수준이 아니라 마치 회사를 대변하는 사람인양 신팀장과 민이사의 의견을 자신있고 소신있게 이끌어 갔다. 신팀장은 그녀가 과연 한 회사의 CEO임에 틀림없구나 하는 감탄의 눈으로, 한 살 위인 그녀를 마치 고귀한 여신인양 우러러 봤다. 그의 눈엔 푸른 눈의 금발 여성들보다, 그녀가 이 자리에서 가장 빛나 보이기만 했다. – 계 속 – ——— The next morning, Team Leader Shin visited Intercos, an Italian makeup manufacturing company, where he attended a presentation on this year’s global color trends. Alongside Assistant Manager Jung and Assistant Manager Nam, he reviewed various samples, testing them and ultimately selecting key color swatches. These swatches would serve as the foundation for … Read more

인식의 싸움 56. 해외출장 (1)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① [Battle of Perception 56. Business Trip Abroad (1) The Bologna Cosmoprof Fair ①]

매년 봄이면 화장품업계에 매우 중요한 세계적인 전시회가 이태리 볼로냐에서 열린다.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페어(Cosmoprof Fair)는 전 세계 화장품 관련 원료, 부자재를 비롯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용에 관련된 모든 것이 전시되는 대단한 규모의 미용박람회이다.          물론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전시관은 없지만, 그런 명품 브랜드들에 납품된 우수한 기술(원료)과 포장재 및 각종 디자인을 만날 수 있으며, 명품과는 달리 쉽게 만날 수 없는 각 나라의 참신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제품들을 접하면서 신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컨셉적 방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래서 주로 마케팅, 디자인, R&D, 포장개발 쪽의 팀장들은 매년 코스모프로프에 직원 한 두 명을 데리고 참관을 해왔다. 이번 코스모프로프의 참석자는 민이사를 포함하여 대부분 M&C TFT 멤버들이 각 부서 대표로 선정되어, 일주일간 이태리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신팀장은 이번 기회에 파리에 있는 미셀리에게 전화를 하여 이태리를 다녀 가는 길에 파리에서 M&C 본사와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신팀장은 이미 M&C 디자인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 컨펌 받은 바 있지만, 아름다운 목업을 자신있게 직접 실물로 보여주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파리 본사와 앞으로 제품 런칭 함에 있어서 상호 협조하고 지켜야할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싶었다.       미셸리도 좋은 생각이라고 하며 M&C 파리 본사와 연락을 취해 글로벌 라이센스 최고 책임자인 마담 소피와 함께 미팅 약속을 잡아주었다. 비록 팀원 두 명과 함께 갈 수가 없어 아쉽고 미안함이 있었지만, 태어나 처음 가보는 프랑스와 이태리에 신팀장은 한껏 꿈에 부풀었다..        말로만 듣던 이태리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는 확실히 명불허전,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었다. 각 섹션마다 거대한 규모에 놀라고 전 세계 미용 및 화장품 관련 1,300여 개 업체들의 참석뿐만 아니라 신팀장 일행 같은 참관객들만 해도 14만여 명이나 되었다.            신팀장은 첫 날 디자인, 개발 쪽 사람들과 포장재 쪽 섹션을 돌아보았는데, 디자인 서대리나, 포장개발 김대리가 패키지에 대한 전문가적 깊은 관심으로 부스에서 상담도 하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이내 홀로 따로 떨어져서 M&C에 필요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데 주력하였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일행은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하고 나서, 그 날 하루 참관한 것에 대해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각 분야의 특성에 맞게 R&D는 원료와 소재, 디자인/포장개발부는 용기와 패키지, 미용연구 정대리는 메이크업 칼라 전문 회사의 부스를 둘러 본 결과 등의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신팀장의 차례가 되어 신팀장은 주로 M&C와 관련되어 얘기를 하였다.         “저는 오늘 포장재 부스를 쭉 돌아봤는데, 매우 독특한 아이섀도 용기가 있어 간신히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건 지금 당장은 적용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추후 후속 제품 디자인에 참조하면 좋을 것 같고, 고민이던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에 맞는 용기를 발견했습니다. 프랑스 용기인데 PE 튜브타입으로 타원형의 디자인이라, 실버 스프레이만 좀 하면 우리 M&C 디자인과 톤 앤 매너(Tone & Manner)도 맞고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내일 서대리와 김대리가 다시 방문해서 디자인적으로 검토해 보시고, 괜찮으면 구체적으로 협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대리가 오늘 간 인터코스는 내일 꼭 나랑 R&D 남대리랑 같이 한번 더 갔으면 좋겠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셋이서 여러 측면의 갈림길에 있는 칼라의 방향을 결정했으면 좋겠네요.”           신팀장은 그 외 관심 있게 눈 여겨 본 용기와 독특한 스타일의 세트 케이스들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며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각 분야의 다른 관점과 시각의 차이를 줄일 수 있고, 혼자서 다 둘러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강할 `수 있어서 그 다음 일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 계속 ) ——— Every spring, a globally significant cosmetics exhibition is held in Bologna, Italy. The Bologna Cosmoprof Fair is an enormous beauty trade show that showcases everything related to beauty from head to toe, including raw materials, packaging, and accessories for the cosmetics industry worldwide. Although luxury brand booths are absent, the fair provides … Read more

Challenge 62. 배움 (14) 통섭(統攝)적 지식. [Learning (14) Consilient Knowledge]

이 세상에 나온 모든 세상을 놀라게 한 발명품들을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오듯 나온 새로움이 아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복잡한 현재에 와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 이 시대를 바꾸는 놀라운 혁신적인 제품인 스마트폰만 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이미 존재하는 휴대폰에 이미 존재한 MP3,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의 기능을 하나로 담은 것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이전에 누가 … Read more

Challenge 61. 배움 (13) 자연으로부터 얻는 배움. [Learning (13) Lessons from Nature]

​우는 모두 꼭 잘 배운 사람들을 통해 배워야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이 떠나버린 자연 속의 동물과 우리가 버러지라고 비하하는 곤충에서도 배움을 찾을 수 있고,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은 식물에서도 배움이 있으며,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의 시선 속에서도 우리는 배울 것이 있다. 중국법인장 시절에, 나는 중국인 사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긍정과 열정,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에 … Read more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49. 서방으로 진출한 부여족 [Korean Hwandan Ancient History 49. The Westward Expansion of the Buyeo People]

주류 강단사학계는 부여 역사를 외면하지만, 단채 신채호가 한국 민족을 부여족이라 부를 정도로 부여사는 한민족사의 골간을 이룹니다. 신용하교수는 부여가 최소한 BCE5세기부터 CE5세기까지 약 천여 년 동안 만주 일대에 존재하였고, 4세기 전반까지 동북아의 최선진국이었다고 말합니다. 5세기는 환단고기가 전하는 북부여에서 분파된 마지막 부여인 연나부부여(서부여)가 멸망한 때와 일치합니다. 신용하교수에 의하면, 4세기 말경 부여족의 일파가 중앙아시아의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위치한 … Read more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48. 북부여의 구국 영웅, 고두막한 [Korean Hwandan Ancient History 48. Northern Buyeo’s National Hero: Godumakhan]

북부여는 4세 단군에 이르러 역사적인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BCE 109년, 흉노의 무릎을 꿇린 한 무제는 수륙 양군을 동원하여 우거(위만의 손자)가 다스리던 번조선을 침공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통해 번조선을 침공한 누선장국 양복도 육로로 침공한 좌장군 순체도 번조선 군대에게 패하였습니다. 무제는 어쩔 수 없이 강화회담에 임하였으나 사신 위산은 회담에 실패하고 그 대가로 무제에게 처형당하였습니다. 다시 전투가 재개되었지만, … Read more

Challenge 60. 배움 (12) 불치하문, 아랫사람에게도 배운다. [Learning (12) Learning from Those Below You]

논어(論語)의 공야장(公冶長) 편에 나오는 공자의 일화가 있다.​위나라에는 공어(孔圉)라고 하는 대부가 있었는데 죽은 뒤에 시호를 문(文)이라 하였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공문자(孔文子)라고 불렀다. 이 일을 두고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어느 날 공자에게 “공문자는 왜 시호를 문이라고 했습니까?”라고 물었다.​자공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은 그 공문자가 남의 아내를 강제로 취하는 등 평소 행실이 도저히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을 만한 위인이 … Read more

Challenge 59. 배움 (11) 자석 같은 인간관계 [Learning (11) The Magnetism of Human Relationships]

자석 같은 인간관계 인간관계는 자석과 같다. 자석의 음극과 양극처럼 사람들 간의 관계도 음극과 양극이 있다고 생각한다. 애인관계도 그렇고 친구관계도 그러하며, 직장 내 상하관계도 그런 것 같다.​사람은 처음에 동질감에 서로 끌리는 듯하지만, 막상 가까워지면 그 동질감 때문에 실망하거나 상처를 받고 서로를 밀어내게 되는 경우가 있다.​반면, 서로 많이 다른 사람들은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더라도, 알면 알수록 자신과 다른 … Read more

Challenge 58. 배움 (10) 괄목상대(刮目相對) [Learning (10) Rub one’s eyes and look at someone again]

인간관계 속에서 배우는 괄목상대(刮目相對)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刮目) 상대방을 대(對)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성과나 학식이 크게 진보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에서 유래된 말이다.​오(吳)나라 왕, 손권(孫權)의 부하 중에 여몽(呂蒙)이라는 장수가 있다. 여몽은 졸병에서 시작하여 장군까지 된 사람으로 용맹하고 충성스러웠으나, 한마디로 무식했다. ​그래서 손권은 그가 장군으로서 이론적인 병법까지 알아야 한다며, 학문을 … Read more

Challenge 57. 배움 (9) 배움을 100% 나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 [Learning (9) How to Make Learning 100% Your Own]

그렇다면 책을 100%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어찌 보면 간단하면서도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정답은 책 내용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독서 토론회도 좋고 친구와 얘기해도 좋고, 특히 가장 좋은 것은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이다. 책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 누군가에게 교육을 받았든 간에 전달교육은 가장 좋은 학습법이다. 강의를 듣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책을 읽는 것으로만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