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싸움 97. 여드름화장품 (3). [Battle of Perception 97. Acne skincare ]

신팀장은 그 후 일주일 동안 여드름 화장품을 포함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 안을 꽤 공들여  만들어서, 민상무에게 보고 하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민상무는 그의 브랜드 전략 보고를 끝까지 들어 보지도 않고 중간에 그의 설명을 끊어 버렸다.     “신팀장, 이게 말이 되나? 여드름 화장품이라니? 어디 화장품으로 여드름이 치료된다고 생각해? 게다가 M&C에 여드름이 말이나 되나? 어디 브랜드 망칠 일이 있어?”   “아닙니다. M&C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됐네. 더 이상 들을 것도 없어. M&C든 아니든 여드름 화장품이란 건 말도 안돼. 약도 아니고 말이야.”  “하지만 상무님, 지금 이미 일본에서는 이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나라에도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여드름이 기능성 허가가 되나? 화장품으로 여드름이 나아진다고 광고할 수가 있나?”  “아닙니다. 그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앞으로 저희가 할 일이죠.”   “국내에 여드름 화장품이 왜 없는지 알아? 바로 그런 법규 상의 문제 때문에 아무도 하지 않는 거야. 이 일은 없었던 걸로 하고, 딴 생각하지 말고 지금 맡고 있는 M&C 기초라인이나 더 잘할 생각이나 하게.”   “상무님, 그래도 제 얘기를 끝까지 들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 됐네. 내가 그리 한가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그 보고서만 놔두고 가게. 나중에 볼테니.”  “네. 알겠습니다.”     신팀장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피력하지도 못하고 나오고 말았다. 요즘 들어 민상무가 과거보다 고집이 더 심해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사람이 어찌 저리 금방 바뀔 수 있을까도 싶고, 아니면 원래 본질이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그가 신팀장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는지도 몰랐다. 신팀장은 민상무의 방을 나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자리로 돌아온 신팀장을 박대리가 강아지 마냥 쫄래쫄래 쫓아왔다.  “팀장님, 어떻게 됐어요?”  “잘 안 되었네. 내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셔.”  “네? 상무님이 팀장님 말을요?”  여지 것 신팀장 말이면 거의 모든 걸 OK했던 민상무였든지라 박대리도 꽤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그러게. 요즘 그분 뭔가 좀 변하신 것 같지 않니?”  “하긴… M&C 성공으로 상무님도 되시고, 각종 신문잡지에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인터뷰도 계속 실리시고… 요즘은 이 모든 게 본인 혼자 다한 것처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게 팀장님도  인터뷰 좀 하라니까…. 맨날 뒤로 빼시니 모든 공이 다 상무님에게 넘어가잖아요.”    “에이… 그런 게 뭐가 중요해? 회사가 중요하고 일이 중요하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니까요~? 팀장님도 이젠 정치가 필요해요. 정치요.”     “정치고 나발이고 됐고~. 이거 여드름 화장품 말이야. 아무래도 상무님 반대로 쉽게 될 것 같지 않은데, 일단 우리끼리라도 준비해 보자. 그리고 더 가능성이 높아지면 그때 다시 얘기해보자고.”  “어휴~ 좀… 그만 좀 하세요. 상무님도 반대하는데 우리끼리 해서 어쩌려고요?”   “진희씨랑 함께 미팅 좀 하자.”  “허진희씨~~”   신팀장은 박대리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바로 허진희를 부르며 회의실로 앞서갔다. – 계 속 – —————— Team Leader Shin spent the following week meticulously preparing a brand portfolio strategy that included acne skincare products and presented it to Executive Director Min. However, contrary to his expectations, Director Min interrupted the presentation midway without listening to the full explanation. “Team Leader Shin, does this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6. 여드름화장품 (2). [Battle of Perception 96. BCG Model, Cashcow, Star, Dog, Question Mark ]

“첫째 캐시카우(Cash Cow)는 말 그대로 우유가 아니라 돈을 만들어 주는 젖소라고 할 수 있어. 이 곳에 속한 브랜드는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되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높으며, PLC 측면에서는 성장기 후기에서 성숙기에 속한 브랜드이므로 성장률은 둔화된 상태이지. 따라서 신규 브랜드처럼 성장을 위한 자금의 투입이 필요 없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성과 고수익이 창출되므로 다른 브랜드에게 자원을 배분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자금줄이야.   두 번째로 스타는 말 그대로 한창 떠오르는 샛별이야.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스타 브랜드는 시장의 성장률이 높아 계속 매출이 성장하리라 기대되며, 또한 경쟁 브랜드보다 시장점유율도 높아서 히트 브랜드가 될 수 있어. 그래서 일등 브랜드가 되게 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금 투하가 필요하고, 나중에는 이런 스타 브랜드를 더욱 키우고 잘 유지해서 금송아지로 만들면 그것이 바로 캐시카우가 되는 것이야.    세번째 도그(Dog)는 시장점유율도 낮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작아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브랜드야.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이렇게 안 좋은 것을 왜 이쁜 반려 동물인 개(Dog)로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도그(Dog)는 PLC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후기 성숙기와 쇠퇴기에 속해 있는 브랜드로써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가능성이 없는 브랜드이지만, 도입기 신제품도 시장에서 자리를 못 잡을 경우 스타로 가지 못하고 도그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야. 도그 브랜드는 따라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업을 유지하거나, 축소/철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세상에 나오는 모든 신제품이 처음부터 딱지를 차고 나오는 물음표(?)이다. 통계적으로 모든 신제품 중에서 약 10여%만이 성공을 한다고 하지만, 기업은 모두 물음표를 가지고 태어난 모든 신제품에, 어떻게든 과감한 투자를 하여 스타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붙는 게 일반적이야. 그러다가 성공하지 못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도그 신세가 되는 것이지.  따라서 도입기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더 투하할 것인지 아니면 끊어야 할지를 빠르고 올바르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해. 자칫 죽은 자식 불알 만져도 소용 없다고, 실패한 물음표는 더 많은 비용을 더 투입하여 살리려는 것보다 이미 싱크대로 흘려버린 매몰비용(Sunk Cost)으로 처리하고 깨끗하게 손 털고 나오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어. 그래야 비로소 물음표(?)는 느낌표(!)가 될 수 있을 것이야.”    신팀장은 화이트 보드에 그림을 그리며 네 가지 유형의 브랜드와 서로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사례를 들며 설명을 해줬다. 갑작스런 제품전략 교육에 두 사람은 당황할 만도 하겠지만, 이제는 이런 것도 이력이 낫는지 그들은 쉽게 잘 받아 들이며 신팀장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였다.   “잘 알겠지? 그러니까…. 우리 M&C는 물음표에서 스타가 되가는 과정이야. 그리고 나중에는 캐시 카우로 자리를 잡아야 한단 말이지. 그 캐시 카우가 벌어주는 돈으로 우린 또 새로운 물음표를 준비해야 하는데, 난 그것이 여드름 화장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는 금방 또 스타가 될 가능성도 크고… 또한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단 말이지.”   “네? 무슨 미래요?”  “잘 생각해봐. M&C는 해외 브랜드잖아. 이건 결국 우리회사 것이 아냐. 언제든지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회사가 가져갈 수도 있다고. 우리회사는 강력한 우리만의 브랜드가 필요해. 장기적으로 우리만의 빅 브랜드가 있어야만 우리는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는 거야.”   “하지만 그것까지 다 하려면 진짜 인원이 더 필요합니다. 우린 지금 M&C 기초만 하기에도 벅차요.”  “박대리,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민상무님께 말씀 드릴게.”  이번에 진급한 사람은 박대리나 신팀장뿐만이 아니었다. M&C의 성공은 민이사를 1년 만에 파격적으로 상무이사로 승진하게도 하였다. ————— The first category, Cash Cow, literally refers to a cow that produces money instead of milk. Brands that fall under this category have been on the market for a long time and are already successful, with a high market share compared to competitors. From the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5. 여드름화장품 (1). [Battle of Perception 95. Product Portfolio Management ]

 “응. 이것이 나의 화두였어. M&C처럼 패션지향적인 제품엔 안티에이지 같은 기능성 제품이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야. 그 싸움터에 들어가면 우리가 질 것만 같아. 내 생각에는 도시감각적인 남성용, 젊은 층의 피부를 더욱 화사하게 해주는 내츄럴 스킨케어, 프레시한 느낌의 향수와 바디용품 등의 제품라인으로 확장해 온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이런 보편적인 이미지 제품의 개발은 이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선 브랜드를 벗어나 상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 부족해서, 계속 커지고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4. 지피지기 백전불태. [Battle of Perception 94. The Art of War ]

“그래서 나는 몇 달 간 너희들이 제공해 준 국내외 시장 보고서를 검토해봤지만, 마땅한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어. 왜인지 알아? 그건 브랜드가 M&C였기 때문이야. M&C의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거기에 어울리는 콘셉트도 한정되어 있다는 거야. 사실 아주 마음에 드는 게 있는데 말이야.” “어머~! 그게 뭔데요?”허진희가 궁금하다는 듯이 자리를 더욱 바짝 당겨 앉았다.   신팀장은 슬쩍 뜸을 들이다가 해외시장 보고서의 한 부분을 펼쳐 보여줬다. 그곳에는 아주 짧은 단신으로 지금 일본에서는 전문 여드름 화장품 시장이 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큰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가 있었다.  “바로 여드름 화장품이야.”“여드름이요?”두 사람은 어리둥절해 하며 동시에 두 입에서 한 소리를 자아냈다.   “응. 자~ 여기 우리나라 기초화장품 시장 동향을 보면….”  신팀장은 팀원들이 수집해준 자료를 근간으로 해서 만든 국내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간단한 맵을 노트북에 띄어 보여줬다.   “국내 기초화장품 시장은 이미 기능성 화장품 시대라 할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각 사에서 안티링클과 미백제품들이 엄청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제품개발도 어렵지만 기능성 허가 받는 데만도 수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준비도 안된 우리가 당장 진입하기에는 너무 늦었단 말이야. 게다가 주요 고객이 젊은 층인 M&C에서 안티링클은 콘셉트적으로도 잘 어울리지가 않아. 미백은 해볼만 하지만… 그렇지 않니?” 신팀장의 동의를 구하는 질문에 두 사람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자~ 그럼 우린 어디로 가야 할까? 전략이란 바로 이런 거야.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현재 우리의 위치가 어디인지 명확히 알고 난 다음에, 앞으로 우린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을 정하는 거란 말이지. 손자병법 하면 떠오르는 너무나 유명한 말이 있잖아. 지피지기(知彼知己)면…?” 신팀장은 말을 끊고 두 사람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백전백승(百戰百勝)~!”  “그러게… 내 그럴 줄 알았어. 그러나 그건 잘못된 말이야.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이란 말이 없어.”  “네? 그게 없다고요?”   “그래 대신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란 말이 있지.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란 뜻이야. 흔히들 백전백승(百戰百勝)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야. 손자병법을 자세히 보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의 싸움에도 위태롭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고 해. 그리고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는 거야.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잘못 알고 아무렇게나 인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 그랬군요. 그 동안 진짜 전혀 몰랐어요.”박대리는 자신도 여지 것 잘못된 표현을 써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런데 손자병법의 지형편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지피지기 승내불태(知彼知己 勝乃不殆), 지천지지(知天知地) 승내가전(勝乃可全)’이다. 즉, 적과 나를 알면 승리하는데 위태롭지 않고, 거기에 더해서 천시와 지리까지 안다면 온전한 승리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야.  이 말이 주는 의미가 얼마나 중요하냐 하면, 바로 지리와 천시까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처한 환경을 분석하고 우리가 어디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통제가능 하거나 불가능한 요인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거든. 그래야 드디어 온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쟁터로 싸움을 옮길 수 있는 거야. 한 마디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라는 화두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거지.”    “팀장님, 엄청 고민 많으셨나 봐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허진희는 팀장의 자리가 저리도 힘든 것이란 걸 새삼 느끼는 것만 같았다. – 계 속 – —————– So I reviewed the domestic and international market reports you provided over the past few months, but I couldn’t find a suitable idea. Do you know why? It’s because the brand is M&C. M&C has such a strong brand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3. 제품수명주기. [Battle of Perception 93. Product Life Cycle ]

“팀장님, 뭐하세요?” 깊은 고뇌에 빠져 해외 시장 자료를 들여다 보고 있던 신팀장에게 허진희가 찾아왔다.   “응? 그냥…. 해외 자료 보고 있었어. 뭔 일 있니?”“아니, 뭐~ 그냥 팀장님이 그리 심각하게 계시면 겁부터 나서요. 또 무슨 일을 벌이시려고 그러는 건 아닌가 해서요. 작년엔 진짜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제 M&C도 잘 되고 있으니, 이제 제발 M&C를 벗어나는 다른 일 좀 벌이시지 말아주세요. 그런 일을 또 다시 하라고 하면 그때처럼 또 할 수 있을까 모를 지경이에요.”   “아~! 그런가? 그래… 맞아~!! Out of box, 나는 틀 밖으로 나와야만 했어. 고마워, 진희씨. 얼른 박대리 좀 찾아봐. 회의 좀 하자~”  그 동안 신팀장이 담당했던 M&C 마케팅팀은 회사의 조직개편에 의해 여러 팀으로 나뉘어져서, 신팀장은 현재 허진희와 대리로 진급한 박성준과 조촐하게 M&C의 기초팀을 이끌고 있었다. 허진희가 담당했던 색조 부분은 원래 색조 전문가였던 미용연구팀의 정대리가 과장으로 진급하며 새로 팀을 구성하여 이끌고 있는데, 허진희는 색조팀이 아닌 신팀장이 있는 기초팀에 남는 것으로 선택을 하였다.   회의실에 모인 팀원들 앞에서 신팀장은 그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내가 그 동안 했던 고민은 우리회사의 중장기적인 미래의 모습이었어. 지금 당장 M&C가 잘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어디까지나 남의 브랜드이고, 나중에 언제든지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브랜드를 남에게 빼앗기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잖아. 물론 그런 꼴은 안 당해야겠지만…”  “아니, 팀장님 M&C를 이제 막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그런 걱정을 해요? 지금 엄청 잘 팔리고 있는데요.”  박대리가 걱정도 팔자라는 식으로 말했다. “나도 알아. 그래도 사업을 시작했으면 향후 5년을 준비해야지. 이제 M&C는 이끼가 끼지 않는 굴러가는 바위가 되었어. 처음 굴리기는 힘들어도 구르는 돌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탄력을 받아 잘 굴러간다고. 문제는 지금의 국제금융위기 상황처럼 어떤 돌부리 같은 것이 툭 튀어 나와 멈추게 할까 봐 걱정인 거지.” “팀장님,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다들 소비자 지갑이 꽁꽁 얼어 붙어 있다고 하여도, 우리 M&C는 잘만 팔리고 있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박대리가 또 신팀장의 말을 가로막자, 신팀장은 약간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아~ 글쎄… 나도 안다고~! 박대리, 너는 여기 진희씨처럼 일단 그 놈의 입 좀 가만이 닫고 있어 봐.”   신팀장의 한 소리에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그는 포물선 모양의 그래프를 그리며 제품수명주기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모든 브랜드는 사람처럼 수명이 있어. 이를 PLC, 즉 Product Life cycle이라고 하잖아. 이건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이렇게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가 있는데, 우리 M&C는 이제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그러나 성장기 때 새롭게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돼. 성숙기에 들어서 뒤늦게 이거 큰 일 났구나 하고 준비했다가는 새로운 콘셉트와 디자인, 제품개발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땐 이미 늦는단 말이야. 그게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어려워진 이유인 걸 모르겠니?” 박대리가 겸연쩍게 작은 소리로 ‘네’하고 대답을 하자, 신팀장은 계속 말을 이었다. – 계 속 – ———– “Team Leader, what are you doing?”While deeply immersed in analyzing overseas market data, Team Leader Shin was approached by Heo Jin-hee.“Huh? Oh… I was just going over some international data. Is something up?” “No, not really~ It’s just that when you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2. TV CF 광고 (5). [Battle of Perception 92. TV Commercial Advertisement (5) ]

그 후로 1년이 지난 2008년 가을… 파리의 세느강 넘어 멀리 에펠탑이 지나가고, 강변 가에 줄지어 있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느리게 물결 따라 흘러갔다. M&C 론칭의 성공으로 금년 초에 남들보다 빠르게 과장으로 진급한 신팀장은 시끌한 유람선 내에서 빠져 나와, 노을지는 세느 강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M&C 브랜드를 출시한지 1주년을 맞아 우수 브랜드숍 점주들과 영업사원들 100명을 데리고 파리로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1. TV CF 광고 (4). [Battle of Perception 91. TV Commercial Advertisement (4) ]

경쟁 PT를 진행하는 바람에 봄 신색상 출시에 맞춰 방영되기는 어렵겠지만, 기존 화장품 광고의 일반적인 틀을 깨고 싶은 바램으로 신팀장은 시간에 연연해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해서 일 개월 후에 그는 광고 대행사 세 곳으로부터 광고 방향 및 전략에 대해 민이사와 함께 PT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광고 대행사 하나를 선정하였지만, 그 동안 함께 했던 대행사가 아닌 새로운 회사였다.    그 후 신팀장 일행은 선정된 광고 대행사 AE와 크리에티브(Creative) 책임자 및 직원들과 함께 광고 안에 대해 수 차례에 걸쳐 회의를 한 끝에 드디어 완성된 세가지 안을 받아 볼 수가 있었다.    “화장품으로서는 좀 파격적이긴 하지만 3안으로 밀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매우 임팩트 있는 광고가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대행사 크리에티브 이사가 자신 있게 세 가지 안 중에서 3안을 밀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신팀장이 원하는 것이 3안 같은 것임을 눈치 채고 1, 2안에서 무난한 안을 가져가고 3안에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너무 리스크하지 않겠나? 화장품 광고 모델이 카멜레온이라는 게…, 영 꺼림칙 해. 이쁘지도 않고 보기에도 징그럽구먼.” 민이사가 말했다. “이런 역발상이 바로 코어 타겟인 젊은 여성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그리고 카멜레온은 직접 촬영하지 않고 CG로 좀 더 귀엽게 처리할 것이니 그럴 염려는 없을 것입니다.” 광고 대행사 이사가 대답하였다.    “이사님 제 생각에는 저희가 다른 경쟁사 보다 광고를 많이 틀 예산적 여유가 없으니 좀 더 파격적인 충격요법으로 3안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신팀장이 대행사 이사를 거들었다. “신팀장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의견이 더 중요하지. 허진희씨, 지금 당장 나가서 최근 입사한 2년 차 이하 대졸 여직원들 있으면 다 들어오라고 해봐. 어디 직접 의견을 들어 보자고. 그새 우리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집시다.”     민이사의 말에 10여분간 쉬는 동안 허진희가 10명의 여직원을 데리고 오자 회의는 다시 시작되었다. 세 가지 광고 시안에 대한 간단한 설명에 대해 여직원들은 선호하는 안을 선택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3안에 7명이 손을 들었다. 그녀들의 공통된 의견은 남과 다른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결국 민이사도 이에 승복하며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였다.    “좋습니다. 최종적으로 3안으로 갑시다. 어디까지나 M&C는 처음부터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으니, 어디 계속 한번 가봅시다. 신팀장은 대행사와 같이 마무리해서 좋은 광고를 만들기 바라고, 특히 카멜레온 CG는 신팀장이 직접 수시로 확인하며 혐오스럽지 않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바라네. 이상.” “네. 이사님. 진행하면서 계속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국내 최초로 카멜레온이 모델인 화장품 광고가 방영되어, 변신 천재 카멜레온도 이기지 못하는 파리에서 온 감각천재 M&C화장품의 탄생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렸다. TV CF가 나가자 반응들은 제 각각 다르고 호불호(好不好)가 명확하게 갈라지는 등 말도 많았지만, 그 만큼 광고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긍정적인 현상이었으며, 좋든 싫든 한 가지 공통된 의견은 신선하고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이 이미 의도된 바였기 때문에, 신팀장은 나쁜 반응에도 개의치 않았다. 단지 충분한 예산이 있어서 더 많이 방영되었다면 사회적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을 뿐이었다.– 계 속 –  * 카멜레온이 나오는 마리끌레르 광고. PC 용 : http://www.adic.co.kr/gate/video/show.hjsp?id=W1336965&type=T  모바일용 : http://www.adic.or.kr/mobile/ad/category/tv/info.mjsp?ukey=1336965&oid= —————- Due to the competitive pitch process, it became difficult to air the commercial in time for the spring launch of the new color line. However, as the marketing team leader Shin wished to break away from the conventional framework of traditional cosmetics advertising, he chose not to be constrained by the … Read more

인식의 싸움 90. TV CF 광고 (3) AD Brief. [Battle of Perception 90. TV Commercial Advertisement (3) AD Brief.]

[ M&C 화장품 AD Brief ]1. Reason for the brief.   – 지금까지 진행 현황 설명.   – 작년 9월 M&C 화장품 론칭 후 성공적인 시장 정착 및 매출 증가.   – 화장품으로써의 M&C 인지도 향상을 위해 유명 패션잡지에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진행 했음.   – 지속적으로 잡지광고를 유지할 것이지만, 브랜드 광고보다는 히트상품 육성을 위해 특화된 품목 광고로 전환이 필요 함.   – 경쟁상황 증가 : 저가 브랜드숍들이 이미지 광고를 하며 중가대로 오고 있으며, 향후 고급화된 이미지의 브랜드숍들이 계속 증가하리라 예상 됨.   – M&C화장품의 지속적인 성장세 유지 및 M/S 확대를 위한 TV광고 필요. 2. Aims & Goal of the advertising(광고가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 및 목적)    – 이미 잘 알려진 의류와 잡지가 아닌 화장품으로써의 M&C 브랜드 인지도 향상.   – 외국 브랜드로써 소비자의 거부감 해소 및 소비자 Mind Share 확대.   – M&C 화장품만의 프랑스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통일되고 일관성 있는 이미지. 3. Brand Positioning & Target Consumer : BPS(Brand Positioning Statement) 참조. 4. Big Idea : Brand Benefit을 표현하는데 있어, 경쟁자와 비교해서 쉽고 단순하며 독특해야 하는 크리에티브한 아이디어.    – 모델 : 국내 유명 모델 기용은 식상하며 예산 내에 어려우므로, 외국인(프랑스) 모델 또는 참신한 국내 신인 모델을 발굴하거나 아예 모델 없이 광고하는 안.   – 금년 봄 신제품 출시 계획인 색조 샤이닝 라인(Shining Line)을 집중 광고하여, 새로운 경향의 메이크업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 리더(New Trend Lead) 이미지를 부각하는 안. 5. Advertising Property : 광고에서 브랜드를 즉시 연상되게 하거나 동일시 되게 하는 어떤 요소로써, Symbol / Sign / Gesture / Character / words / music 등을 발굴해야 함. 6. Tone & Manner : 감각적, 이국적, 독특함, Simple & Mordern, 기존의 화장품 광고와는 다른 느낌. 7. Budget Strength : 일년 30억원(제작비, 모델비 포함) 8. Timing : 일 개월 후 광고 전략에 대한 프로포절을 제시 바라며, 이 때 자세한 온 에어(On Air) 일정 및 계획을 포함 하기 바람. (계속) —————– [ M&C Cosmetics Advertising Brief ] A proposal outlining the advertising strategy is expected within one month, and should include a detailed on-air schedule and media plan. Reason for the Brief Explanation of current progress. Since the launch of M&C Cosmetics in … Read more

인식의 싸움 89. TV CF 광고 (2). [Battle of Perception 89. TV Commercial Advertisement (2)]

“그나저나 우리 내년에 TV광고 해야 하지 않나요?” 박성준이 말했다.“응. 그래야지. 이미 사업계획에도 예산이 잡혀 있잖아?”술을 한 잔 마시고 안주를 한 입 넣은 채 신팀장은 새삼스레 질문하는 박성준에게 퉁명스레 대답했다. “아니, 난 모델이 궁금해서요. 모델 누구 쓸 건 가요? 지난 번 뽑은 대학생 애들은 계속 안 쓸 거죠? 난 그 애들이 좀 별로에요. 아참, 김대리님은 TV … Read more

인식의 싸움 88. TV CF 광고 (1). [Battle of Perception 88. TV Commercial Advertisement (1)]

뷰티박스는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야 하고 생산하기도 번거롭고 힘들었었지만, 확실히 신규 거래선에 고객을 유인하는데 효과적인 아이디어였다. 특히 온라인 이벤트나 잡지광고를 보고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뷰티박스를 보고 사진을 찍어 올리다가 한 무더기의 사은품들을 보고 혹해서 충동구매를 하기 일쑤였지만, 막상 구매를 하고 집으로 가져왔어도 이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 그리고 푸짐한 구성품들이 마음에 들어 매우 긍정적인 후기들을 계속 올려주었다.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