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싸움 19. 마케팅 전략 조사 보고 (4) [Battle of Perception 19. Marketing Strategy Report (4)]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있다. 너도 잘 알지? 그런데 그게 어디서 유래된 말인지 아니?”
“네… 뜻은 대충 아는데, 유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한자를 풀어 보면,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刮目) 상대방을 대(對)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성과나 학식이 크게 진보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그 유래는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에서 나오는 거야.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얘기해줄까?”

인식의 싸움 18. 마케팅 전략 조사 보고 (3) [Battle of Perception 18. Marketing Strategy Report (3)]

먼저 Product, 제품 측면에서, 아미앙떼의의 세라마이드 성분의 보습 컨셉은 이미 경쟁사에서 한 발짝 먼저 출시하여 성공한 것으로써, 현재는 콜마 같은 OEM회사에서도 쉽게 생산, 공급할 수 있는 것이야. 이런 기능적 비차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사는 제품 중 한 품목이라도 집중적으로 차별화하여, 남들과 다른 컨셉을 만들고 있는 반면, 아미앙떼는 주력 품목 없이 브랜드 전반적으로 새로운 공법에 의한 혁신적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건 완벽하게 소비자를 무시한 개발자 마인드야.

인식의 싸움 17. 마케팅 전략 조사 보고 (2) [Battle of Perception 17. Marketing Strategy Report (2)]

지점장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나는 10개의 대리점에 쉬지 않고 매일 나갔다. 그러나 실적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게 늘어나지 않았다. 나는 대리점 사장들과 이야기하면 할 수록 각 대리점 마다 보이지 않는 매출에 대한 어떤 벽같은 한계를 느껴야만 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목수로 일하고 계시는 먼 친척으로부터 문을 짜려면 먼저 ‘문틀’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인식의 싸움 16. 마케팅 전략 조사 보고 (1) [Battle of Perception 16. Marketing Strategy Report (1)]

문득 지난 번에 읽었던 손자병법의 군쟁(軍爭)편에 나왔던 구절이 생각나자 그는 얼른 책을 꺼내 다시 한번 찾아봤다.

‘선지우직지계자승(先知迂直之計者勝)’, 즉 가까운 길을 돌아가는 법을 먼저 아는 자가 승리를 거둔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란 말도 생각났다. 해석하면 돌아가는 길이 곧장 가는 길이 되어, 나의 어려움을 유리함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므로 그 길은 돌기도 하고, 미끼를 던져 적을 유인하기도 하고, 상대방보다 늦게 출발하고서도 먼저 도달하기도 하는 것이다(후인발 선인지, 後人發 先人至).

인식의 싸움 15. 시장조사 업무 (8) [Battle of Perception 15. Market Research Work (8)]

허지점장의 개인적인 일에 대한 거절뿐만 아니라 대림대리점 사건 이후로 지점장의 나에 대한 악의적인 복수는 더욱 심해졌다. 일반적으로 가전영업 담당자는 4~5개의 대리점을 맡으며 담당 대리점들을 밀착관리하게 되어 있었으나, 지점장은 다른 담당자와 문제가 생겨 처치곤란이거나, 회사에 호의적이지 못한 대리점들만 골라 하나 둘씩 내게 떠넘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나는 어느새 매출도 고만고만하고 문제도 많은 10개의 대리점을 맡게 되었다. 매출실적이 적다고 남들보다 두 배나 많은 대리점 수가 맡겨진 것이다.

인식의 싸움 14. 시장조사 업무 (7) [Battle of Perception 14. Market Research Work (7)]

곱창집에 도착해서 자리를 두리번 거렸지만 강소장은 아직 오지 않았다. 신대리는 주인 아줌마에게 반가운 인사를 던지며, 구석진 자리를 골라 앉아, 평소 둘이 잘 먹던 곱창 구이 2인분을 주문하였다. 몇 분 안되어 강소장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신대리는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시하였다.

“바쁘신 양반이 웬일이야?”
“그만 놀려라. 누군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지 아냐? 나도 많이 힘들다.”

인식의 싸움 13. 시장조사 업무 (6) [Battle of Perception 13. Market Research Work (6)]

2006년 10월, 신대리는 마케팅부에서 두 번째 가을을 맞이했다. 벌써 마케팅부에 온지 만 1년이 지났지만, 뭔가 하나라도 변한 게 없었다. 그 동안 신대리는 매월 점점 더 두꺼워지는 충실한 시장조사 보고서를 올렸지만, 언제부터인가 회사는 그냥 익숙하게 읽는 월간지 마냥 그의 보고서를 흘려 넘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처음 3개월은 뭔가 변화의 조짐이 보였지만, 성수기인 봄에 신제품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이것 저것 따질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신대리의 의견, 즉 시장의 의견은 차츰 무시되기 시작했다.

인식의 싸움 12. 시장조사 업무 (5) [Battle of Perception 12. Market Research Work (5)]

신대리는 안테나 매장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경쟁사 동향을 함께 정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로서 회사는 고객의 의견과 경쟁사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마켓 인텔리전스 시스템(Market Intelligence System)을 부족하나마 가지게 되어,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인식의 싸움 11. 시장조사 업무 (4) [Battle of Perception 11. Market Research Work (4)]

11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첫 시장조사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신대리는 안테나 운영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Action Plan)을 작성하면서, 최근 브랜드숍으로 자리를 옮긴 동료 및 선배를 통하여 동 회사의 시장조사 담당자들과 연락을 취하는 한편, 시간을 내서 개별적으로 한번 만나서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인식의 싸움 10. 시장조사 업무 (3) [Battle of Perception 10. Market Research Work (3)]

며칠 후, 신대리는 신과장으로부터 먼저 전화를 받았다. 그렇잖아도 문선배에게 받은 신과장 전화번호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만 있었지, 그 동안 안테나 매장의 선정 및 운영 방안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미처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던 참이라, 그의 전화가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신대리는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만사를 제쳐 놓고 오후에 약속 장소인 명동의 대형 화장품전문점 앞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