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싸움 13. 시장조사 업무 (6) [Battle of Perception 13. Market Research Work (6)]

2006년 10월, 신대리는 마케팅부에서 두 번째 가을을 맞이했다. 벌써 마케팅부에 온지 만 1년이 지났지만, 뭔가 하나라도 변한 게 없었다. 그 동안 신대리는 매월 점점 더 두꺼워지는 충실한 시장조사 보고서를 올렸지만, 언제부터인가 회사는 그냥 익숙하게 읽는 월간지 마냥 그의 보고서를 흘려 넘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처음 3개월은 뭔가 변화의 조짐이 보였지만, 성수기인 봄에 신제품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이것 저것 따질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신대리의 의견, 즉 시장의 의견은 차츰 무시되기 시작했다.

인식의 싸움 12. 시장조사 업무 (5) [Battle of Perception 12. Market Research Work (5)]

신대리는 안테나 매장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경쟁사 동향을 함께 정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로서 회사는 고객의 의견과 경쟁사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마켓 인텔리전스 시스템(Market Intelligence System)을 부족하나마 가지게 되어,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인식의 싸움 11. 시장조사 업무 (4) [Battle of Perception 11. Market Research Work (4)]

11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첫 시장조사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신대리는 안테나 운영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Action Plan)을 작성하면서, 최근 브랜드숍으로 자리를 옮긴 동료 및 선배를 통하여 동 회사의 시장조사 담당자들과 연락을 취하는 한편, 시간을 내서 개별적으로 한번 만나서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인식의 싸움 10. 시장조사 업무 (3) [Battle of Perception 10. Market Research Work (3)]

며칠 후, 신대리는 신과장으로부터 먼저 전화를 받았다. 그렇잖아도 문선배에게 받은 신과장 전화번호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만 있었지, 그 동안 안테나 매장의 선정 및 운영 방안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미처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던 참이라, 그의 전화가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신대리는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만사를 제쳐 놓고 오후에 약속 장소인 명동의 대형 화장품전문점 앞으로 나갔다.

인식의 싸움 9. 시장조사 업무 (2) [Battle of Perception 9. Market Research Work (2)]

“문사장님! 안녕하세요?”
그는 직원들 눈을 생각해서 깍듯하게 호칭을 붙이며 인사했다. 그제서야 신대리에게 눈길을 돌린 문선배가 바쁜 와중에도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쁘게 그를 맞았다.

“이야, 신대리, 어서 와! 바쁜데 어쩐 일이야?”
“뭐, 그냥 지나가다가 들렸어요.”

인식의 싸움 8. 시장조사 업무 (1) [Battle of Perception 8. Market Research Work (1)]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아침, 이팀장은 주말동안 뭔가 생각했다는 듯이 출근하자마자 신대리부터 찾았다. 이팀장은 신대리를 자리 앞에 불러 세우고 앞으로 그가 마케팅부에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해 말하였다.

“음…. 신대리는 아직 초보라서 지금 당장 BM을 할 수는 없단 말이야. 그러니 일단 영업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는 시장조사 업무를 맡아줬으면 좋겠는데, 어때.”
“시장조사요?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말씀 하시는지요?”

인식의 싸움 7. 마케팅부에서의 첫 시작(3) (Battle of Perception 7. The First Time in the Marketing Department (3))

1980년대 한국의 가전유통시장은 소위 가전3사라 불리웠던 금성사(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에 의해 전속대리점 체제로 전국적으로 확장되며 급격히 성장하였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며 정비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즉, 이 시기에 하이마트, 전자랜드21과 같은 양판점에 의한 거래가 처음으로 시작되었으며, 각 가전회사는 기존의 무분별한 대리점 확장에서 벗어나 대리점의 경쟁력 강화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빠른 의사결정과 관리가 용이한 직영점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인식의 싸움 6. 마케팅부에서의 첫 시작(2) (Battle of Perception 6. The First Time in the Marketing Department (2))

“STP Strategy는 말이야, Segmentation(시장세분화), Targeting (표적시장 선정), 그리고 Positioning(포지셔닝), 세 가지에 대한 이니셜을 합쳐서 만든 것이야. 먼저 Segmentation이란 한 마디로 시장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Category별 동질적 Group으로 나눠서, New market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Strategy로써, 주로 인구통계적, 지리적, 고객행태 별로 세그(Segmentation의 줄임 말)를 하는 일이란 말이야.”

이팀장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사례를 들며 열띤 강의를 하였지만, 마치 신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강의 자체를 스스로 즐기며 자신의 많은 지식과 경험을 뽐내는 것처럼 많은 미사여구와 영어를 사용하는 폼이 ‘나는 무척 잘났고 교만한 사람입니다’라고 스스로 떠들어 대는 사람처럼 보였다.

인식의 싸움 5. 마케팅부에서의 첫 시작(1) (Battle of Perception 5. The First Day in the Marketing Department (1))

소비자의 니즈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번역하면 ‘필요’한 것이죠. 세상을 살아가는데 사람들은 많은 물건들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움을 가꾸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회사가 만드는 화장품 또한 필요한 것이겠죠? 그러나 어떤 이는 주름을 방지하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은 피부가 하얘지고 싶은 것처럼 각자의 니즈는 같지만, 바라는 것, 즉 원츠는 다른 것이죠. 이처럼 니즈를 더욱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소비자가 원하는 욕구로 표출하는 것이 바로 원츠인 것이에요. 아시겠죠?”

인식의 싸움 4. 인사발령 (4) (Battle of Perception 4. Personnel transfer (4))

누구나 최초가 되기는 어렵다. 어느 영역에 최초로 들어간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최초로 뛰어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이어진 ‘영역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큰 연못 속의 작은 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 속의 큰 고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사람들은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16번째인 링컨 대통령을 기억한다. 그 이유는 링컨이 노예를 해방한 첫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바로 세분화된 시장에서 첫 번째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